한국에도 들어온다는 꿈의 다이어트약 ‘위고비·오젬픽’…진짜 효과 있을까? [이슈크래커]

입력 2023-03-14 15:44수정 2023-03-14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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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노보 노디스크/AP뉴시스)
미국에서 ‘다이어트약’ 신드롬이 일고 있습니다. 열풍의 주인공은 덴마크 제약회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Wegovy)’인데요. 위고비는 일주일에 1번만 주사를 맞으면 최대 15%이상 체중을 감량할 수 있어 ‘꿈의 다이어트약’으로도 불립니다. 세계 최고 부자와 할리우드 스타들이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끌기도 했죠. 그 인기가 심상치 않아, 처방전이 있어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위고비의 당뇨병 치료제 버전인 ‘오젬픽(Ozempic)’도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오젬픽과 위고비의 성분은 ‘세마글루타이드’로 동일한데, 위고비 대신 오젬픽을 처방받아도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겁니다. 오젬픽은 2022년 4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제2형 당뇨병 환자용으로 주 1회 및 장기 지속형 주사제로 국내 사용은 승인받은 상태입니다.

이어 위고비도 국내 출시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그 시기는 이르면 올해 연말, 혹은 내년 초로 전망되는데요. 출시에 앞서 위고비·오젬픽 신드롬 및 부작용까지 살펴봤습니다.

▲일론 머스크(왼쪽부터), 킴 카다시안. (AP/뉴시스)

일론 머스크·킴 카다시안으로 입소문…노보 노디스크 ‘대박’ 행진

“단식, 그리고 위고비.”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몸매 유지 비결이 뭐냐’는 누리꾼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유명 인플루언서인 킴 카다시안은 메릴린 먼로의 드레스를 입기 위해 3주 만에 약 7㎏을 감량하며 화제를 빚었는데요. 이때 그가 위고비를 사용했다는 소문이 확산했고, 품귀 현상으로까지 이어졌죠.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삭센다(Saxenda)’ 후속 약물입니다. 삭센다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 계열 바이오의약품으로, 2009년 당뇨병 치료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뒤, 2014년 비만 치료제로 허가받았습니다.

삭센다는 뛰어난 체중감량 효과로 비만인들 사이에서 흥행했고, 이미 한국에서도 비만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2019년 세계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56%를 차지하기도 했죠.

삭센다가 매일 1회 자가 주사하는 방식이라면, 위고비는 일주일에 1회만 주사하면 돼 더 편리해졌습니다. 삭센다와 같은 GLP-1 유사체지만, 성분이 세마글루타이드(삭센다는 리라글루타이드)로 다르고, 임상시험 결과 삭센다의 체중 감량 효과보다 더 큰 효과를 보였습니다. 16개국에서 1961명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결과, 치료 68주째에 환자들은 체중이 평균 15%가량 감소했습니다. 체중의 10% 이상 감소한 환자는 69.1%로, 10명 중 7명은 체중 10% 이상이 빠진 셈이죠.

투약 방식 및 효과가 개선된 위고비는 입소문이 나며 순식간에 품귀 상태가 됐고, 2017년 같은 제약사가 출시한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도 세마글루타이드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급기야 당뇨 환자들이 오젬픽을 구하지 못해 곤경을 겪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죠.

뜨거운 시장 반응에 힘입어 노보 노디스크는 삭센다와 위고비, 두 개 단일 품목으로만 연간 37억2000만 달러(한화 약 4조8700억 원)의 판매 전망치를 제시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장기간 투약, 두통·배탈 등 부작용…높은 가격도 부담

위고비와 오젬픽은 6개월에서 1년 이상 장기간 투약해야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투약을 중단하는 순간 효과도 끝나 원래 체중으로 돌아올 수도 있죠. 체중 감량을 위해 68주간 세마글루타이드를 복용한 327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약물 복용을 중단한 지 1년 만에 이전에 감량된 체중의 약 75%를 회복했습니다. 위고비나 오젬픽으로 살을 뺀 사람이 약을 중단한 후 감량한 체중 3분의 2가량이 다시 늘어난 셈입니다.

다른 약과 마찬가지로 부작용도 동반합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메스꺼움, 배탈, 구토, 두통, 현기증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애초 당뇨병이나 초고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개발된 약물인 만큼, 이를 제외한 환자에 대한 사용에는 광범위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죠.

비싼 가격도 진입 장벽으로 꼽히는데요. 위고비는 한 달 투약분의 정가가 약 1350달러(한화 약 176만 원)입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의료보험뿐만 아니라 많은 민간 보험은 체중 감량용 처방에는 보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어 환자 부담이 큰 상황입니다. 국내에서도 비만 치료제에는 보험이 적용되지 않죠.

▲(게티이미지뱅크)
노보 노디스크, 한국 출시 위해 임상시험 중

노보 노디스크는 위고비의 한국 출시를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식약처로부터 과체중 또는 비만 대상자에 위고비 피하주사 2.4㎎을 주 1회 투여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시험하는 임상3a상을 허가받아 진행 중인데요. 이는 총 3400명을 대상으로 한 다국가 임상시험입니다. 국내에서는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경북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 대전을지대학교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비만 또는 과체중 환자 130명이 참가합니다. 이번 임상은 2024년 10월 완료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국내 출시까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내 임상시험 결과가 나와 올해 안으로 보고가 되더라도, 식약처로부터 품목 허가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1월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가 공개한 ‘한국의 신약허가 기간에 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2011~2020년 국내 신약 허가 기간은 평균 314일이 걸렸습니다.

비만과 건강은 현대인의 주요 관심거리 중 하나죠. 세계보건기구(WH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율은 1975년 이후 약 3배 증가했습니다. 2016년 기준 과체중 성인 인구는 19억 명 이상으로, 이 가운데 비만 인구는 6억5000만 명에 달하는데요. 특히 미국의 경우 2019년 기준 미국 성인 비만 인구 비율은 43%에 달합니다.

국내 비만 인구도 최근 10년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질병관리청 통계에 따르면 성인 남성의 비만 유병률은 2011년 35.1%에서 2021년 46.3%로 크게 늘었습니다. 성인 남성 절반 가까이가 비만인 셈입니다.

같은 기간 중·고등학생 비만율은 남녀 모두 2배 이상 늘었습니다. 청소년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중·고등학생 비만 유병률은 13.5%로 10년 전(5.6%) 대비 2.4배 늘었는데요. 남학생의 비만 유병률은 17.5%로, 2011년(6.8%) 대비 2.6배로 늘었고 여학생의 경우 9.1%로 10년 전(4.2%) 대비 2.2배로 증가한 모습입니다. 국민건강통계로 집계된 소아·청소년 비만 유병률(6~18세)은 2년 단위로 볼 때 10년 사이(2010~2012년 10.2%, 2019~2021년 16.2%) 6%포인트 늘었습니다.

이런 만큼 비만 치료제인 위고비가 한국 출시될 경우 적지 않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부작용, 다소 비싼 가격 등이 걸림돌로 남아 있어 시장 성공 여부와 그 활용성에 대해서는 아직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인데요. 국내도 통상 미국의 가격을 참고하는 만큼, 국내 출시가도 미국과 비슷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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