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 근로 개편안…개발자 "탁상행정" vs 게임업계 "수익성 기대"

입력 2023-03-07 14:17수정 2023-03-08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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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상행정

정부,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 발표…연속휴식 보장시 주 근로시간 69시간
개발자들 중심 ‘크런치모드’ 부활 우려…업계선 “개발 속도낼 수 있을 것” 기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게임업계가 주 69시간까지 근무를 허용하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해 '크런치 모드(Crunch mode)' 부활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업계의 대표적인 악습이 되풀이 돼 개발자들의 처우를 해친다는 지적이다. 반면 일부에서는 침체된 게임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고 지연되고 있는 게임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근로시간 제도 개편 방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개편된 내용은 주 52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는 것을 개선해 최대 69시간까지 근무를 허용하는 것이 골자다. 바쁜 기간에는 몰아서 근무하고, 이후 휴가 등을 통해 더 길게 쉴 수 있는 방안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총 근로시간은 현행 주52시간제보다 늘어나지 않도록 했다.

이에 개발자들을 중심으로 근로 허용시간이 늘어나면 게임업계에서 사라진 크런치모드가 다시 시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크런치모드란 게임신작 출시 직전 날짜를 맞추기 위해 밤낮없이 개발에 몰두했던 근무형태를 뜻한다. 게임업계 대표 악습으로 거론돼 종사자들의 과로사·건강악화 등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으나 주52시간이 시행되며 사라졌다.

게임 개발자들은 근로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짧은 기간동안 업무 부담이 가중돼 과로로 인한 부장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개발자는 “대부분 기업에선 탄력적으로 근무제도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번 개편안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 같다”며 “‘판교의 등대’, ‘구로의 등대’와 같이 과거 과로가 당연시 됐던 시기로 되돌아갈 뿐”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크런치모드를 통해 게임 출시하더라도 개발자는 쉴 수 없다고 토로한다. 게임 특성상 출시 초기에는 버그가 발견될 가능성이 높고 상시 대기해 문제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버그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는 이용자 이탈 등 더 큰 문제로 확산될 수 있어 개발기간보다 서비스 초기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개발사의 사정에 따라 게임 출시 이후 또 다른 신작 프로젝트로 옮겨갈 경우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또 다시 크런치모드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다 .

그는 “휴가를 통해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다곤 하지만 현재 어느 회사에서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마음 편히 휴가를 쓸 수 있겠는가”라며 “업계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일부에선 제도 개선을 통해 게임 출시 연기 현상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내기 위해 노동력을 집중해야 하는 시기가 있는데, 근로시간 조절을 통해 개발 일정에 차질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게임 산업의 수익성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게임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대되는 면이 있다”며 “노사 합의에 의해 선택할 수 있도록 한 만큼 과도한 노동에 대한 우려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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