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영업익·당기순익 절반 이상 감소…올해 실적 개선도 안갯속

입력 2023-02-26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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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60곳, 작년 영업수익 216조…전년대비 93조↑
국내외 경기 침체 영향 이어진 듯…“자본시장 유동성 감소 진행 중”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국내 증권사 총매출액은 전년 대비 90조 원 가까이 늘었음에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는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부진과 거래대금 및 수탁 수수료 감소를 원인으로 짚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에 따른 신용경색 여파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0곳의 2022년 총 영업수익(순매출액)은 216조6850억 원으로 2021년 123조7097억 원 대비 92조9753억 원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조8818억 원, 4조4538억 원으로 2021년(영업이익 13조214억 원, 당기순이익 9조299억 원)보다 7조1396억 원, 4조5761억 원씩 감소했다. 반토막 이상이 난 셈이다.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형 증권사(자기자본 4조 원 이상) 9곳은 지난해 매출 166조4507조억 원, 영업이익 4조5489억 원, 당기순이익 3조5289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2021년(95조2172억 원) 대비 71조2335억 원 늘었지만, 영업이익(9조4980억 원)과 당기순이익(6조4468억 원)은 각각 4조9492억 원, 2조9179억 원 줄었다.

이외 중소형 증권사 51곳은 2022년 총매출액 50조2343억 원으로 2021년(28조4925억 원) 대비 21조7418억 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조3329억 원, 당기순이익 9250억 원으로 2021년(영업이익 3조5234억 원, 순이익 2조5830억 원) 대비 각각 2조1904억 원, 1조6581억 원 감소했다.

자기자본 6000억 원 이상 주요 증권사는 2021년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평균 58%, 56%씩 감소했다.

개별 증권사로 살펴보면 주요 증권사 중 메리츠증권만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에서 각각 2021년 대비 19%, 13% 증가세를 보였다. 신한투자증권은 영업이익은 78% 감소했으나 당기순이익은 18% 증가했는데, 이는 사옥 매각 이익(세전 4438억 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하나증권, KB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신영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DB금융투자, SK증권 등이 영업익과 당기순익 모두 평균 증감률을 밑돌았다.

증권사 실적 악화는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해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 인상으로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을 겪었고, 하반기에는 부동산 PF 리스크 여파로 관련 수익이 크게 줄었다. 일부 증권사들도 공시를 통해 금리 인상, 증시 부진, 부동산 경기 침체 등 국내 자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인한 실적 부진을 실적 감소 원인으로 짚었다.

올해 실적 전망도 마냥 우호적으로 볼 수 없다. 연초 금리 긴축 완화 기대감이 커지고, 증시 상황도 나쁘지 않았으나 최근 미국 경기 지표 발표에 따라 경기 ‘노랜딩(무착륙)’ 시나리오에 힘이 더해졌고 국내외 증시도 보합세에 들어섰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 발표가 이어지며 노랜딩 전망이 이어졌다”며 “동시에 인플레이션 심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더 강한 긴축 경계감이 확대됐다. 시장은 6월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부동산 PF 리스크도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영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양한 주체가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장 정상화를 꾀하고 있으나 아직 위험관리가 더 필요한 시기”라며 “PF 시장 절대 규모가 크기 때문에 다수 사업장이 부실화될 경우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다.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전 고점을 회복한다면 시장이 정상화할 것이나, 아직 그 정도의 매수 심리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국내 증권사 실적은 과거 경제 위기보다 나쁘지 않으리라고 추정된다”면서도 “구조적으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자본시장 유동성 감소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장기적인 매수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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