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내부통제 제도 금융사 규모 따라 차등 적용 검토 중"

입력 2023-02-0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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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지배구조법' 가닥
"소규모 운용사 규제 완화"
"회사 감시 의무는 똑같아"
전문가들 주장은 엇갈

금융위원회가 금융회사의 규모에 따라 내부통제 규율을 차등 적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중대 금융사고의 법적 책임 기준을 업체 규모에 따라 차등·세분화할 경우 형평성 논란이 야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는 내부통제 제도개선 방안 확정을 위해 업계 의견을 수렴해 막판 논의 중이다. 금융위는 1분기 내 개선방안을 담은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지배구조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할 예정이다.

개정안에는 금융회사의 규모에 따라 다른 내부통제 규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담길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업계와 논의하는 과정에서 회사 규모별로 내부통제를 다르게 하자는 얘기가 많이 나왔고 방향성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회사 규모에 따른 내부통제 제도의 차이를 법령에다 구체적으로 명시할지, 개별 회사 측에 위임할지 등 세부적인 규율 방법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다. 금융당국의 내부통제 태스크포스(TF) 논의 후 이르면 3월 내로 개정안에 최종 반영될 예정이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해 8월부터 수차례 내부통제 제도 개선 관련 간담회, 정책 세미나를 통해 금융업권 의견을 들은 바 있다. 사모펀드 불완전 판매, 대규모 횡령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임직원이 준수해야 하는 각종 기준과 절차인 내부통제를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중소형 금융사와 학계를 중심으로 회사 규모별로 내부통제에 대한 법적 규율이 다르게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형 시중은행부터 소규모 자산운용사까지 규모가 천차만별이라 금융사고에 대한 책임도 정도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의 주장은 엇갈린다. 김시목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같은 중대금융사고에 대한 책임도 회사마다 부담의 정도가 다 다를 수밖에 없어서 분명히 기준을 둬야 하는 게 맞다”며 “소규모 자산운용사, 저축은행 등에 대해서는 규제 정도를 완화하는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상법상의 모든 주식회사 이사는 감시의무를 지는데, 이 감시의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 ‘내부통제 기준’”이라며 “규모가 작은 회사도 이사는 회사 감시의무를 똑같이 지고 있기에 (규모에 따라) 차등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업계도 대형사와 소형사 간 온도차가 다르다. 한 자산운용업권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중 규모가 작은 곳의 경우 내부통제 업무를 담당하는 컴플라이언스 부서 인력이 1명뿐인 곳도 많다”며 “과연 같은 수준의 내부통제 개선안을 따라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과 운용사 등이 다루고 있는 업무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업권별로 서로 다른 내용의 규율이 적용돼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단순히 회사의 규모를 가지고 같은 금융사고에 대해 시중은행은 처벌을 하고 운용사는 처벌을 하지 않는 식으로 차등을 두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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