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선 운항이 급증…LCC 15분기 만에 첫 흑자전환 성공 예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화된 이후 지속적으로 적자 행진을 이어오던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지난해 4분기에 처음 흑자전환했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코로나19 방역 규제 완화 이후 국제선 운항이 늘고, 여객수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LCC들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2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진에어 등 LCC들은 다음 달에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진에어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추정치는 2281억 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70억 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8.0% 증가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실적은 국제선 여객 수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진에어의 국제선 여객 수는 2021년 4분기 5308명에서 지난해 4분기 33만9343명으로 6962% 대폭 증가했다.
유류비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이 여전히 큰 상황이지만, 유가 부담을 운임에 전가하면서 영업흑자를 낼 것이라는 평가다. 전 분기 대비 환율 급락으로 300억 원에 달하던 외화환산손실이 줄면서 재무 구조도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추정치는 3329억 원, 영업손실 추정치는 128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8.7% 증가하고, 영업손실은 전년 4분기 손실 673억 원에서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티웨이항공의 지난해 4분기 매출 추정치는 2260억 원, 영업손실 추정치는 220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4분기보다 226%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이 LCC들의 실적 회복 배경에는 일본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 여행 심리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다.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실시간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제선 항공 여객 수는 405만13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해 10월 308만1338명 대비 31.5%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이었던 2019년 12월(760만593명)과 비교해도 53.3%까지 회복된 상태다.
특히 LCC 중 진에어 회복세가 가장 뚜렷했는데, 진에어의 지난해 12월 국제선 여객 회복률은 3년 전과 비교해 84.5%에 달했다. 뒤를 이어 에어서울이 82.1%, 에어부산 74.1%, 티웨이항공 71.9%, 제주항공 69.8% 순이었다.
이와 함께 달러·원 환율 하락도 LCC들의 실적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항공기 리스료와 유류비를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항공사들 입장에서는 달러·원 환율이 낮아지면 호재다.
4분기 말 기준 환율은 1260원 선에서 마감됐다. 이는 3분기 말 1434원 선보다 약 12% 떨어진 수치다. 지난해 3분기에는 고환율 때문에 LCC들이 수백억 원의 환손실을 보기도 했다. LCC들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 2019년 1분기 이후 15분기 만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일본 무비자 입국 허용 이후부터 여객 수가 급증했다"며 "특히 환율까지 안정세를 찾으면서 LCC들의 회복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아직 코로나 이전의 100%를 회복하지 못한 시점인 만큼 노선 증편 등을 통해 앞으로 실적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대한항공의 경우 지난해 4분기 매출은 늘겠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4분기 매출 추정치는 3조7680억 원, 영업이익 추정치는 5891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9.6%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6.2%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한항공의 영업이익 감소는 세계 경기 둔화·해상운송 운임 급락 등에 따른 항공화물 수요 감소, 밸리카고(여객기 하부 화물칸) 공급 증가에 따른 화물 운송 경쟁 심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