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블랙리스트 의혹’ 前 산자‧과기‧통일장관 기소

입력 2023-01-19 14:31수정 2023-01-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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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인사수석‧비서관 포함 5명 불구속 기소
文 정부 환경부 이어 인사권 직권남용 혐의

백운규(58)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유영민(71)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조명균(65) 전 통일부 장관 등 문재인 정부 시절 장관 3명이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조현옥(66)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수석비서관과 김봉준(55) 전 대통령비서실 인사비서관‧선임행정관도 함께 기소됐다.

▲ 문재인 정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6월 15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서현욱 부장검사)는 산자부‧과기부‧통일부 인사권 직권남용 사건을 수사한 결과, 산자부‧과기부‧통일부 전 장관 및 대통령실 전 인사수석‧인사비서관 등 5명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19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주거지 등 관할에 따라 이들 5명 모두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기소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이 제기된 지 약 4년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백 전 장관과 유 전 장관, 조 전 장관은 2017년 9월께부터 2018년 4월께까지 △산자부 산하 11개 △과기부 산하 7개 △통일부 산하 1개 공공기관의 기관장들로부터 정당한 사유 없이 사직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의 기관장 등 임명과 관련해서는 인사수석실에서 미리 내정한 사람들에게 부당한 특혜를 제공하고, 산자부 산하 공공기관의 내부인사를 부당하게 취소한 사실이 드러났다. 산자부 소관 비영리법인인 민간단체 임원들을 대선캠프 인사로 부당하게 교체한 사실까지 밝혀졌다.

김봉준 전 인사비서관은 선임행정관 재직 당시 산자부 소관 비영리법인인 3개 민간단체 임원을 대선캠프 인사로 부당 교체하는 범행을 주도해 백 전 장관과 공범으로 기소됐다.

▲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동부지검 관계자는 “환경부 인사권 남용 사건 수사에 이어 산자부‧과기부‧통일부 인사권 남용 사건을 수사한 결과, 부당한 사표징구와 내정자 부당지원 등 위법사실이 확인돼 기소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동일한 방식의 인사권 직권남용이 이뤄진 환경부 사례의 경우 환경부 장관에 대해 징역 2년, 균형인사비서관에 대해서는 징역 1년‧집행유예 3년의 유죄가 지난해 1월 대법원 판결로 각각 확정됨에 따라 그 다음 달인 같은 해 2월부터 이번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에 참석을 위해 방북한 조명균(왼쪽) 전 통일부 장관이 2018년 10월 4일 오전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 평양 = 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정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사는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2019년 1월 백 전 산업부 장관과 이인호(60) 전 산업부 제1차관 등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산업부 ‘윗선’이 한국전력 자회사 한국서부발전‧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남부발전 사장 4명을 압박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표를 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런 사퇴 압박이 국책연구기관장과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그해 3월 조 전 통일부 장관 등 11명을 추가로 고발했다.

검찰은 상급자 지시에 따라 실행행위에 그친 대통령비서실 비서관‧행정관인 김우호 전 인사비서관과 박상혁 전 행정관, 그리고 부처 실무자들에겐 관여한 역할과 지위 등을 고려해 불기소 처분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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