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훈풍’, 외화채도 흥행…개미, 주식과 ‘헤어질 결심’ 후 채권선택

입력 2023-01-15 11:15수정 2023-01-1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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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ㆍLGU+ 등 12개 우량채 수요예측 20.6조 몰리며 흥행
수은 35억 달러 KP물 발행 신기록
올해 개인 증시서 2.7조 순매도…반면, 채권 200억 이상 순매수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레고랜드 사태로 차갑게 식었던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지난해 말 미매각 사태가 속출했던 우량채들이 수요예측에 연이어 성공을 거두는 모습이다. 흥국생명 사태에 한파를 겪은 외화채(Korean Paper, KP) 시장에서도 포스코와 SK하이닉스가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개미 투자자들은 지지부진한 주식 시장에서 발을 빼고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5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 국고채 3년물과 무보증 3년 AA-등급 회사채 간 크레딧 스프레드는 1.251%포인트로 집계됐다. 지난달 1일 1.772%포인트까지 치솟았던 것과 대비해 52.1bp(1bp=0.01%포인트) 내려간 수치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회사채에 대한 투자심리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크레딧 스프레드가 좁혀진 것은 채권 발행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줄어들었다는 의미다.

AA등급 이상 우량채에 기관 투자 수요 집중

올해 들어 회사채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AA등급 이상 우량채에 기관들의 투자 수요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포스코(AA+) 수요예측에 3조9700억 원이 몰려들었고, 지난해 미매각 사태가 벌어졌던 LG유플러스(AA)에도 3조2600억 원의 주문이 들어왔다. KT(AAA) 2조8850억 원, 이마트(AA) 1조1750억 원, 현대제철(AA) 1조8050억 원, 롯데제과(AA) 1조6550억 원, GS에너지(AA) 1조5600억 원 등 올해 총 12곳의 우량채 수요예측 규모가 20조6350억 원에 달하며 흥행을 거두고 있다.

보통 1월 들어 기관의 매수 재개로 크레딧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1월 효과’가 우량채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금리인상 기조와 레고랜드 사태로 차갑게 식었던 분위기와 달라졌다. 당시 한화솔루션(AA-급), 한온시스템(AA-급) 등 우량채들의 미매각 사태가 속출하고 발행 일정을 미루는 곳도 속속 나온 바 있다.

다만, 이달 수요예측을 앞둔 효성화학(A), 신세계푸드(A+) 등 비우량채로 흥행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채권업계 관계자는 “새해 들어 우량채를 중심으로 회사채 시장의 분위기가 나아진 상황”이라며 “다만 A등급 이하는 부족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외화채 시장도 흥행…SK하이닉스 154억 달러 몰려

외화채 발행시장도 흥행몰이 중이다. 지난 4일 한국수출입은행이 올해 첫 대규모 KP물 발행에 성공한데 이어 포스코, SK하이닉스도 KP물 발행에 성공하며 사상 최대 규모 흥행을 맞고 있다. AA급 우량 크레딧 외에 BBB급 기업까지도 금리밴드 하단보다 낮은 언더 발행이 가능해지면서 연초 풍부한 유동성 효과를 양껏 누리는 모습이다.

한국 수출입은행(무디스 기준 Aa2)은 지난주 시행한 수요예측에서 35억 달러 규모 외화채 발행에 성공했다. 이는 지난해 발행규모(30억 달러)를 웃도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한 외평채를 제외한 역대 최대 기록이다.

포스코도 3년 만기 7억 달러, 5년 만기 10억 달러, 10년 만기 3억 달러 등 총 20억 달러(약 2조5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이는 포스코가 지금까지 발행한 해외채권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S&P기준 BBB-)는 10일 외화채 조달을 위해 글로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 154억 달러(약 19조 원)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 투자수요가 몰리자 SK하이닉스는 당초 계획한 20억 달러 대신 총 25억 달러(약 3조1000억 원)어치를 늘려 발행하기로 했다.

개미들, 증시와 ‘헤어질 결심’…주식 대신 채권 택했다

증시에서 발을 뺀 개인투자자들의 자금도 채권으로 쏠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10일 43조6928억 원을 기록해 최근 1년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맡겨둔 돈을 말한다. 언제든지 주식 투자에 사용할 수 있는 대기 자금이라 투자 열기의 지표로 사용된다.

투자자예탁금은 10일 이후 소폭 증가했지만, 여전히 50조 원을 한참 밑도는 최저 수준이다. 1년 사이 최고 기록인 지난해 1월 27일(75조1073억 원)에 비하면 41.8%나 줄어든 규모다.

종합자산관리계좌(CMA)도 최저치를 기록한 건 마찬가지다. CMA 잔고는 9일 57조3858억 원으로 같은 기간 최저치를 찍었다. CMA 역시 이후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57조 원대다. 지난해 2월에는 70조 넘게 자금이 몰렸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는 올해가 시작된 후 2주간 주식을 약 2조7000억 원 팔아치웠다. 반면, 채권 매수세는 가속화 중이다. 2주간 개인투자자들이 200억이 넘는 채권을 순매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만 해도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83억 원 넘게 팔아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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