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고용유지 위해 임금 인상 행렬

입력 2023-01-03 15:46수정 2023-01-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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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기존 근로자 임금 5.5% 상승
25년 만에 가장 큰폭 상승
이직 근로자는 7.7% 올라

▲미국 일리노이주 롤링미도우스의 한 식당에 구인광고 포스터가 붙어 있다. 롤링미도우스(미국)/AP뉴시스
떠나는 직원들을 붙잡기 위한 미국 고용주들의 임금인상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조사 결과 112개월간 직장을 옮기지 않고 한 직장에서 일한 기존 근로자들의 임금은 지난해 11월 전년 동월 대비 5.5%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1월 기록한 상승률(3.7%)을 웃도는 것이자 애틀랜타 연은이 25년 전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다.

같은 기간 이직한 근로자들의 임금은 7.7% 올라, 회사를 옮기지 않고 근무한 근로자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근로자들이 더 높은 급여를 받기 위해 이직할 수 있다는 우려로 기업들이 남아있는 직원들의 임금을 인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WSJ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인력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고용시장에서 노동자들의 협상력이 높아져 고용주에 임금인상을 요구할 수 있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IT와 금융 부문에서는 대량 해고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인력난이 심한 서비스업 부문에서는 여전히 근로자가 우위인 상황인 것이다. 고용시장 분석업체인 라이트캐스트의 레일라 오케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서비스업 근로자들의 경우 더 많은 급여를 주는 일자리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이직을 많이 한다”며 “고용주들이 훈련된 직원들을 다른 업체에 빼앗기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임금을 올려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임금 인상이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임금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해 결과적으로 물가 상승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공개한 지난달 경기 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에 따르면 상당수 고용주가 새해 물가에 가장 큰 압력을 줄 요소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임금 인상 추세가 앞으로 수개월 내로 더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력업체인 로버트 하프의 폴 맥도널드 전무는 “인플레이션율이 낮아지면 임금 인상률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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