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반도체 부진에…수출물량 2년반만 최악, 두달연속 뒷걸음질

입력 2022-12-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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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교역조건도 두달째 두자릿수대 급락, 유가·반도체값 등 영향에 불확실성 커
기계 및 장비 수입물량 넉달째 상승, LG전자 OLED TV 전환 가속화 등 영향
전기차 판매 급증에 운송장비 수입물량 12년6개월만 최고

▲부산항 신선대와 감만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수출물량이 두달연속 감소하며 2년반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둔화에 따라 화학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부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역조건 역시 부진했다.

반면, 미래 먹거리인 설비투자 선행지표인 기계 및 장비 수입물량은 넉달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면서 운송장비 수입물량은 12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 자료에 따르면 11월 물량기준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6.3% 하락했다. 이는 전월(-3.2%)에 이어 두달연속 내림세며, 2020년 5월(-14.8%)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문별로 보면 화학제품(-10.3%)과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5.6%)가 부진했다. 특히,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2020년 4월(-8.0%) 이후 2년7개월만에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반면, 운송장비(23.2%)는 전기차 수출호조로 5개월 연속 두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국은행)
수입은 3.8% 늘어 6월(-1.2%)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역시 전기차 판매호조로 운송장비가 76.7%나 급증했다. 이는 2010년 5월(85.3%) 이후 12년6개월만에 최고치다.

기계 및 장비는 7.4%를 기록해 넉달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다만 9월(4.2%) 이래 석달연속 한자릿수대 증가세에 그쳤다.

금액기준으로 보면 수출은 11.3% 급락했다. 두달연속 내림세며, 역시 2020년 5월(-25.0%)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수입은 3.3% 증가해 2020년 12월(2.9%)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서정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은 컴퓨터·전자, 화학기기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가격하락과 전방산업 수요부진이 작용한 결과”라며 “운송장비 수출입은 수출라인업이 크게 확대된 데다 전기차인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늘었다. 그 기저엔 차량용 반도체 수급여건 개선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계 및 장비 수입은 늘고 있다. LG전자가 LCD TV 생산을 종료하고 OLED TV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등 영향”이라며 “수출과 GDP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4.9% 하락해 2021년 4월(-0.6%) 이래 20개월 연속 하락했다. 수출가격(-5.3%)이 수입가격(-0.5%)보다 더 크게 내린 탓이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 역시 10.9% 하락해 10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특히 10월(-10.5%)에 이어 두달연속 두자릿수 하락세를 기록했다.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모두 하락한 때문이다.

서 팀장은 “교역조건에 불확실성이 높다. 유가 등 에너지와 반도체 가격 등락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있다. 주요 수출입품 가격변동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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