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업계, 새해 전망도 어두워…“판매 늘지만 이익 포기해야 할 수도”

입력 2022-12-28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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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경기침체에 ‘수요 파괴’ 우려 고조
내년 전 세계 신차 판매 5.6% 증가 예상되지만
기업 가격 결정력 줄어 수익성 악화 불안
‘제 살 깎아먹기’ 경쟁 펼쳐질 수도

▲독일 에센의 폭스바겐 대리점 앞에 차들이 빽빽히 세워져 있다. 에센(독일)/AP뉴시스
공급망 혼란 장기화와 높은 금리, 경기침체 두려움으로 올해 글로벌 자동차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했던 가운데, 새해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7일(현지시간) CNBC는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공급 부족이 화두였던 올해와 달리 내년에는 빠르게 ‘수요 파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옮겨갈 수 있다는 월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의 대니얼 로스카 애널리스트는 “내년 생산이 회복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이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전히 전문가 대부분은 과거 침체기와 달리 내년 경기침체가 와도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신차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S&P글로벌모빌리티는 내년 전 세계 신차 판매가 전년 대비 5.6% 증가한 약 836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시장에서만 7% 늘어난 148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찰리 체스브로 콕스오토모티브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기에 저소득층과 서브프라임(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대출자들이 신차를 구매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올해 이미 적은 신차 재고와 기록적인 높은 가격 때문에 차를 구매하지 못해 이들이 이미 변수에서 제외된 내년에 판매가 증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내년 신차 판매가 증가한다고 해도, 이것이 자동차 기업들의 수익성으로 연결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공급망 혼란 영향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었다. 그 결과 신차 공급이 폭발하는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결정력을 가질 수 있는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즉 팬데믹 이전과 달리 업체들이 눈치 보지 않고 신차 가격을 높게 책정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가격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기업 수익성도 높아졌다.

CNBC는 지난 몇 년간 자동차 기업들이 신차 판매에서 누렸던 이례적인 가격 결정력과 그에 따른 높은 이익을 새해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고금리와 경기침체, 재고 증가로 업체들이 판매 가격을 대폭 할인하는 등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이 펼쳐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크리스 홉슨 S&P글로벌모빌리티 북미 경차 담당 매니저는 “지속적인 공급망 문제와 경기침체 우려로 시장이 신중 모드를 보일 것”이라면서 “자동차 기업들의 재고와 인센티브 움직임은 실제 수요 파괴가 어느 정도일지 측정하는 핵심 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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