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당기간 높은 수준…금리인상 길어지고 고금리 오래간다

입력 2022-12-20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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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 올 7월이 정점이나 불확실성에 둔화속도 가늠키 어려워
최근 2년여간 국고채 3년물 금리 상승의 60% 정도는 추세물가상승 때문
이창용 총재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 필요”

(한국은행)

소비자물가가 고점을 지났지만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내년 1분기(1~3월) 중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것이라는 전망과 시장금리가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도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과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7월 6.3%로 정점을 기록한 후 당분간 5% 내외의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석유류 가격 오름폭이 축소되고, 국내외 경기하방압력이 커지는 것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다만, 국제유가와 환율 흐름,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과 국내외 경기둔화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 둔화 속도를 예측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상방압력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압력이 상당부분 상쇄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용<사진> 한은 총재도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11월 (한은) 전망과 비교해보면 유가는 많이 떨어지고 있지만, 전기요금은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 물가 오름세 둔화 속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백인석 자시연 선임연구위원도 “누적된 기준금리 인상 영향으로 물가상승률이 낮아질 수 있겠으나, 저물가 기조로의 복귀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탈세계화, 노동인구 감소, 기후변화 대응 가속화 등과 같은 구조적 요인의 영향으로 저물가 기조로 회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물가가 쉽게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임에 따라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종료 시점도 미뤄질 공산이 커 보인다. 실제 이날 이 총재는 “물가목표가 2%를 웃도는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가 그간 “5% 위에서는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언급해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3개월을 의미하는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더 연장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미국 연준(Fed)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상 보폭을 줄였지만, 내년 정책금리 전망의 점도표를 기존 4.5%에서 5.1%로 상향 조정한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최종 금리수준과 유지기간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최근 미 연준 등 주요국 정책금리 변화도 함께 고려하면서 정교하게 정책대응을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자본시장연구원)
최근 시장금리 상승의 60% 가량은 기조적 물가상승에 있는 만큼 시장금리 상승 역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평가다. 자시연은 이날 ‘국채금리 상승세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20년 2분기부터 2022년 3분기까지 국고채 3년물 금리 상승분 3.34%포인트(p)(0.85→4.19%) 중 2.08%포인트는 추세금리 상승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추세금리 상승폭 중 1.94%p는 추세물가상승률에 기인한다고 봤다.

백 연구위원은 “과거와 같은 저금리 기조로의 회귀 여부에는 상당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국내 경제주체가 저금리 기조에 익숙해져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고금리 유지 가능성에 따른 경제 및 금융시장의 어려움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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