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 추가 금리인상 불가피한 이유...“주요국 근원 CPI 상승 중”

입력 2022-12-19 14:03수정 2022-12-1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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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대상 33개국 중 절반 이상서 근원 CPI 상승세 유지
근원 CPI, 장기 인플레 압력 척도
서비스 인플레도 수십년 만의 최고 수준
“선진국 중앙은행, ‘금리 계속 인상’ 압박 받을 것”

▲전 세계 33개국 중 월별로 연간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높은 국가 비율. 단위 %. 왼쪽: CPI (11월 35.71%) / 오른쪽: 근원 CPI(55.56%).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세계 주요국에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여전히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둔화에도 기초적인 물가 추세는 아직 오름세라는 의미다. 통화정책 방향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인 서비스 인플레이션도 뜨겁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가 전 세계 3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절반 이상 국가에서 11월 근원 CPI 연간 상승률이 전월보다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근원 CPI는 전체 CPI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상품과 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한다. 조사 대상 국가 중 근원 CPI가 상승한 국가 비율은 6월의 약 94%에서 11월 56%로 떨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과반을 유지했다.

특히 ‘헤드라인 CPI(일반 CPI)’와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진다. 같은 기간 헤드라인 CPI 연간 상승률이 전월보다 높은 국가 비율은 91%에서 36%로 뚝 떨어졌다.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크게 내리면서 전체 인플레이션율은 오름폭이 둔화했지만, 기본적인 물가는 여전히 상승 추세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미국과 영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등 주요 선진국에서 헤드라인 CPI 상승률은 급격히 떨어진 반면 근원 CPI 둔화 속도는 더디다. 특히 유로존의 근원 CPI 상승률은 5%로 사상 최고치를 유지하고 있다.

장기 인플레이션 압력 척도인 근원 CPI가 꺾이지 않고 있어 중앙은행들이 쉽사리 ‘피벗(정책 기조 전환)’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영란은행(BOE) 모두 줄줄이 금리를 0.5%포인트(p) 올렸다. 이들 모두 앞서 잇단 ‘자이언트 스텝(금리 0.75%p 인상)’에서 속도를 늦췄지만, 정책 기조 전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추가 금리 인상 여지도 남겼다.

영국계 투자은행인 바클레이스의 실비아 아다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당국은 근원 물가가 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준도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견고하다는 점을 인정하며 내년 전망치를 9월 3.1%에서 3.5%로 상향 조정했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수십 년래 최고치에 머물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물가 압박의 견고함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로 꼽힌다. 미국에서 서비스 물가는 40년래 최고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헤드라인 CPI가 지난여름 이후 2%포인트 내린 것과 대조된다. 영국 역시 CPI가 10월 11.1%에서 11월 10.7%로 하락했지만, 서비스 물가는 20년래 가장 높은 수준 그대로다.

중앙은행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할 때 참고하는 핵심 지표인 근원 물가와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하그리브스랜스다운의 애널리스트인 수재나 스트리터는 “견고하게 높은 물가가 세계 경제에 계속 심각한 두통을 일으키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도달했을 수 있지만, 이것이 순조로운 하향세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니퍼 맥권 캐피털이코노믹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아직도 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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