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결정 뒤 주춤했던 현대백화점 주가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과의 적극적인 소통으로 지주사 전환에 대한 회사의 '진정성'을 보인 결과라는 평가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전날 5만91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인적분할을 발표했던 9월 16일 종가(6만600원) 수준을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인적분할 발표 뒤 5만3700원까지 떨어졌지만 전날까지 10.06% 상승했다.
지난 9월 현대백화점은 투자부문(지주회사)과 사업부문(사업회사)으로 인적분할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기존 법인이 신설법인의 주식을 모두 소유하는 물적분할과 달리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 신설법인의 주식을 지분대로 나눠 가져 주주 가치 훼손에 대한 비판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IB(투자은행)업계 안팎에선 현대백화점이 인적분할 발표 이후 주주나 국내외 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소통을 강화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본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비판을 잠재우고 주가 상승의 동력을 마련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인적분할 발표 이후 현대백화점이 주주들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회사의 분할 목적에 대한 시장의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기관들을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IR 활동을 전개한 게 시장과 투자자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계열사인 면세점과 지누스의 실적 호조가 예상됨에 따라 현대백화점의 주가 전망 역시 밝다. 면세점은 중국의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 지누스는 원재료 가격과 해상운임 안정화 등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사양 사업으로 평가받는 백화점업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면세점 사업 진출, 지누스 인수 등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백화점업의 낮은 성장성을 이유로 기업가치는 평가절하됐다"며 "이번 지주회사 전환은 승계 이슈가 없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이 예상돼 기업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