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빌라 경매시장 ‘몸살’…감정가 32% 낙찰 사례에 거래도 ‘뚝’

입력 2022-12-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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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빌라(연립·다세대) 경매시장이 잔뜩 움츠러들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매수심리가 식으면서 매매는 물론, 경매시장마저 빌라를 찾는 발길이 뚝 끊긴 모양새다. 일부 사례에선 감정가의 3분의 1 수준에 낙찰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5일 부동산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소재 전용면적 113㎡형 다세대주택 한 가구는 감정가의 32% 수준인 최종 2억1712만 원에 낙찰됐다. 서울서부지법 경매3계에서 진행된 해당 경매 물건의 감정가는 지난 5월 기준 6억7900만 원이다.

해당 물건은 5월 경매 이후 여섯 차례나 더 경매를 진행한 끝에 주인을 찾았다. 유찰을 거듭하면서 최종 낙찰가는 감정가의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해당 경매물건 인근 빌라 전용 39㎡형 호가는 이날 기준 5억5000만 원 수준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금액이다.

또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법 경매3계에서 열린 서울 송파구 삼전동 전용 90㎡형 다세대주택 한 가구 역시 감정가 6억1644만 원의 78% 수준인 4억7788만 원에 최종 낙찰됐다. 이곳은 응찰자가 10명이나 몰렸지만, 최종 낙찰가는 감정가 이하로 형성됐다.

보통 경매 낙찰가율은 부동산 시장 선행지표로 사용된다. 앞으로 집값이 오를 것으로 생각하면 더 높은 낙찰가를 써내 낙찰가율이 오르지만, 집값 하락 전망이 이어지자 응찰자가 몰려도 감정가 이하에서 낙찰가가 형성된 것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아파트 매매시장이 안 좋다 보니 거주여건이 상대적으로 더 떨어지는 빌라 매매시장은 더 큰 타격을 받았다”며 “아파트값이 떨어지다 보니 빌라 시장에도 관망세가 번진 상황이고, 낙찰가율도 많이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간혹 낙찰가율이 높은 물건들은 대부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등 재개발 이슈가 있는 곳 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빌라 경매 관련 통계 수치는 악화일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다세대주택 평균 낙찰가율은 80.6%로 나타났다. 7월(90.7%) 연내 최고 낙찰가율을 기록한 뒤 계속 내림세다. 응찰자 수 역시 지난달 평균 2.02명으로 연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울러 지난달 서울 다세대주택 낙찰률(입찰 물건 중 낙찰 물건 비율)은 13.8%로 10월 13.7%에 이어 두 달 연속 10% 초반에 머물렀다. 올해 빌라 낙찰률은 1월 31%로 시작해 4월 40.8%까지 올랐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영향으로 매수세가 끊기면서 낙찰률은 줄곧 하락했다.

빌라 낙찰률 10%대 기록은 지지옥션이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후 20년래 최저 수준이다. 2008년 12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빌라 낙찰률은 25.3%로 조사됐다. 이는 최근 빌라 낙찰률의 두 배에 달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경매시장은 낙찰가율 82.9%에 낙찰률 15.9%, 평균 응찰자 수는 3명으로 집계돼 빌라 시장 상황보다는 나았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 침체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서울 강북구 번동 일대 주택 밀집지역 모습 (뉴시스)

문제는 내년 상반기 이후 빌라 경매 시장 상황이 더욱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하반기 들어 전세 보증금 미반환 등 ‘깡통주택’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7월부터 10월까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신청한 강제경매 건수가 총 598건에 달한다는 통계도 나왔다. 내년 상반기까지 전셋값 하락과 대출 금리 상승 영향으로 경매에 내몰리는 물건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경매시장을 찾는 발길이 끊겨 서민은 전세 보증금 회수도 어려워질 상황이다.

이 선임연구원은 “시장 악화로 빌라 낙찰가율이 낮아지면 세입자의 보증금 회수 길이 막혀 세입자 피해가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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