쌓이는 물건…소형가전업체도 재고자산 비상

입력 2022-12-04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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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부진에 소형 가전업체들의 재고자산이 크게 늘고 있다. 재고 자산이 쌓이면 자금흐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은 공장 가동률을 낮추며 재고 털어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쿠홈시스의 재고자산은 작년 말 312억 원 에서 올해 3분기 377억 원으로 21% 가량 늘었다. 쿠쿠전자 지분 100%를 보유한 쿠쿠홀딩스의 재고자산도 작년 말 689억 원 수준에서 올해 3분기 기준 1015억 원으로 47% 증가했다.

이 기간 신일전자의 재고자산 규모도 254억 원에서 428억 원으로 70% 가까이 급증했다. SK매직도 작년 말 600억 원 수준이었던 재고자산이 올해 3분기 800억 원 수준으로 늘었다.

재고자산은 기업들이 판매를 위해 보유하고 있거나 판매를 위해 제조하고 있는 제품, 판매 예정인 제품 등을 말한다. 제품과 반제품, 미착품, 원재료 등으로 세분화 된다. 재고가 쌓인다는 건 그만큼 물건이 팔리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수요 부진으로 재고를 제때 털어내지 못하면 기업들은 자금흐름이 정체돼 수익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결국 감산 등 생산량 조절이 불가피해진다.

특히 공장 가동을 100% 유지하지 못한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기업들이 투자와 고용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기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의미다.

재고 누적에 제품 가격에 대한 하락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올해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제조 원가가 크게 늘어 제품 가격을 할인하기도 쉽지 않다. 무턱대로 가격을 내렸다가 자칫 손실규모를 키울 수 있다.

최근 재고 증가는 소형 가전업체를 비롯해 산업계 전체를 누르고 있다. 매출 기준 상위 500대 기업들의 재고는 지난해 말보다 36% 가까이 증가한 165조 원에 달하고 있다.

소형 가전업체들의 재고자산이 눈에 띄게 증가한 건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부진에다 갈아타기 수요의 감소 탓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가전이나 가구는 코로나 확산 당시 수혜를 톡톡히 본 대표적인 업종으로 꼽힌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가전이나 가구 업계는 코로나가 확산했던 지난 2년간 보복소비가 활발히 이뤄졌던 수혜업종으로 매출과 이익이 크게 늘었다”며 “그만큼 제품을 갈아타려는 교체 수요가 당분간 늘어나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형가전 업계는 공장 가동을 줄이는 등 재고 감소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일전자 측은 “경기 부진과 소비심리 위축 등의 영향으로 예년보다 재고자산이 늘어난 것을 고려해 현재 제품 생산량을 조절, 재고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매직 관계자도 “타사 제품을 대행해 렌탈하면서 일시적으로 증가한 부분이 있다”며 “화성공장 중앙물류센터에 별도 재고 관리시스템을 통해 생산량 등을 탄력적으로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계속되는 금리 인상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앞으로 더 침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재고관리에 대한 기업들의 부담은 올해보다 더 커질 전망이다. 또 엔데믹 전환으로 여행 등 억눌렸던 분야에 대한 소비 확대 가능성이 커지는 점은 가전업계가 자체적인 노력만으로 재고를 덜어내기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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