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투자 차질...공급과잉 우려감도 확산
정부의 예산부족으로 사업추진이 차질을 빚고 있는데다가 폴리실리콘 시장의 과잉공급 우려가 확산되면서 관련기업들이 투자 연기를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지식경제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산업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국내 태양광발전의 발전용량도 1년만에 10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 3월31일 현재 사업목적의 태양광발전소는 전국 981개소로 발전용량이 303㎿인 것으로 집계된 것. 2007년 말 28㎿에 불과했던 것에 비하면 정부의 발전차액지원제도 등에 힘입어 1년 사이 규모가 10배 이상 급성장했다. 또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중 2007년 말 1.6%선에 그쳤던 태양광발전의 비중 역시 지난해 말 기준 3% 안팎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태양광발전량이 늘면서 사업용 태양광발전소에서 태양전지의 국산 모듈 사용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2006년 12.5%에 머물던 국산용 태양전지 모듈은 2007년 19.2%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21.9%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중소기업이 주로 사업을 벌이는 태양광발전사업의 융자지원과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중 태양광주택에 대한 신청을 잇달아 중단하면서 태양광산업이 급속 냉각될 전망이다.
지경부는 최근 신재생에너지 융자지원에서 태양광발전분야에 대한 자금신청을 현재 받지 않고 있다. 전력기금으로 운영되고 에너지관리공단이 집행하는 발전사업은 현재 풍력, 수력, 연료전지발전 등이 우선으로 태양광발전은 최하순위로 밀려 사실상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지경부 관계자는 "지난 1,2월 이루어진 1차 융자에서 태양광발전이 전체의 3분2가 넘는 금액이 지급·결정됐다"며 "남은 예산 140억원은 형평성을 고려해 풍력·수력 등 다른 발전사업에 투입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주택사업을 포함해 20여개의 지원대상사업에 대한 전체 사업비 조정으로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지경부는 또 지난 2월부터 신청을 받았던 그린홈 100만호 보급사업 가운데 태양광주택(고정식, 태양광발전식, 추적식)을 한달만인 지난달말부터 신청을 중단했다.
업계의 한 계자는 "당초 추경에서 그린홈 예산이 배정되기로했다가 다른 항목으로 편입되면서 예산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내 최대 폴리실리콘 생산업체인 동양제철화학이 폴리실리콘 현물가격 급락과 공급과잉 등을 이유로 제3공장 완공을 늦출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태양광산업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백우석 동양제철화학 사장은 지난달 30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폴리실리콘 2공장은 오는 6월 예정대로 빨리 마무리 짓고 3공장 건설 속도는 늦추고 있다"고 말했다. 3공장 인프라 공사를 마치고 35% 정도 투자를 완료했지만 금융권과 폴리실리콘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완공시점을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폴리실리콘은 반도체와 태양전지 원료로 사용되고 있는데 최근 반도체 산업 침체와 시황악화로 인해 물량이 태양전지 부문으로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지수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결정질 태양광산업은 급속한 성장과정에서 일부 밸류 체인(태양전지 셀/모듈)의 과잉설비와 경기침체 영향에 따른 재고부담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며 "경쟁력 없는 셀·모듈기업과 폴리실리콘 후발기업에게는 시장 참여기회를 놓치는 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도 "오는 2010년 폴리실시콘 공급이 과잉상태에 다다를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발전차액지원 중단 등으로 인해 태양광산업보다 경쟁력 있는 풍력발전산업으로 점차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중국, 유럽 등에서 보조금 지급을 확대하는 등 해외시장에서의 수요가 살아날 기미가 있어 향후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