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에도 드리운 R의 공포…경기우려 속 취업·집값 걱정까지

입력 2022-11-2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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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I·취업기회 전망치 ‘2년2개월만 최저’…주택가격전망 5개월 연속 ‘역대최저’
인플레 파이터 연준과 무역수지 적자로 복합위기
위기를 기회삼아 구조조정하고 취약계층 고통 덜어줘야

기업과 개인 모두 소위 R(Ressesion, 경기침체)의 공포에 떨고 있는 모습이다.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함께 대내외 기준금리 인상, 당국 규제까지 맞물리면서 취업걱정, 집값걱정도 더해지고 있다.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올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85.4에 그쳤다. 이는 2020년 10월(84.6) 이후 2년2개월만에 최저치다. 11월 실적치도 86.8에 그쳐 올 1월(104.3) 이후 10개월째 기준값 100을 밑돌고 있는 중이다.

앞서 지난달 발표된 전국 3255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한 공식 BSI조사에서는 11월 전산업 전망치가 76에 그친 바 있다. 이 역시 2021년 2월(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최근 추세가 이어진다면 12월 전망치는 이보다 더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생산비용 압박과 국내외 경기 위축에 따른 매출 감소, 재고 증가의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BSI란 기업가의 현재 기업경영상황에 대한 판단과 향후 전망을 조사한 것으로 각 업체의 응답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긍정응답 업체수가 부정응답 업체수보다 많음을 뜻하고, 낮으면 그 반대 의미다. 다만, 한은은 부정적 답변이 많은 우리 기업 특성상 2003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장기평균치인 80전후를 암묵적 기준치로 보고 있다.

(한국은행, 전국경제인연합회)
소비자심리를 엿볼수 있는 소비자동향지수(CCSI)는 11월중 86.5에 그쳐 두달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는 또 7월(86.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높은 물가상승률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제 상황인식 지표인 취업기회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66에 그쳐 2020년 9월(6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월 실업률이 2.4%로 고용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영향을 받았다는게 한은측 설명이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61로 7월(82)이후 5개월째 역대최저치를 갈아치웠다. 기준금리 인상과 각종 규제정책으로 인해 아파트매매가격 하락폭이 확대되고 매수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경련은 심리회복을 위해 금리인하 속도조절과 법인세 감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광호 경제본부장은 “기준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국회에 계류된 법인세 감세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연준(Fed)이 인플레 파이터(fighter, 투사)로 나서고 있는 만큼 경기침체를 어느 정도 감수하면서 구조조정과 함께 취약계층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R의 공포라 할 수 있겠다. 경기침체를 감수하고서라도 공격적 금리인상을 통해 인플레를 잡겠다는게 연준의 의지”라며 “환율방어 등을 위해서라도 이에 동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19~2020년 내구재 수출호조에 따른 역효과도 있어 무역수지 적자를 감내할 수밖에 없는 시기다. 거시경제 둔화를 피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구조조정에 나서야 한다. 경기 추락과 금융위기 발생을 막기 위한 대비도 필요하다. 취약계층을 위한 복지시스템 및 정책자금을 통한 지원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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