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세우는 글로벌 전략] ‘외국계 1위’ 신한은행, 디지털 경쟁력으로 제2 도약 나선다

입력 2022-11-21 18:00수정 2022-11-2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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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정부 비대면 실명제 맞춰 서비스 도입
디지털 전담 '퓨처 뱅크' 출범
현지 플랫폼 업체와 제휴 강화

“‘제2의 도약’ 디지털 역량 강화로 이뤄낸다.”

베트남 외국계 1위 은행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신한은행은 이제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더이상 외국계 은행은 경쟁자가 아니라는 신한은행이 현지 은행과 경쟁하기 하기 위해 꺼낸 카드는 ‘디지털 경쟁력’이다.

정경원 신한은행 퓨처 뱅크 그룹장은 “신한은행이 현재 앞서가는 것은 사실이나, 베트남 시장에서의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서는 그간의 성공 방정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이에 당행은 디지털 부문에 많은 자원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K-디지털’ 경쟁력으로 시장 선점…외국계 아닌 현지 ‘1위’ 목표

신한은행은 이미 발 빠르게 나선 상황이다. 베트남 정부의 디지털 전환 기조에 맞춰 외국계 은행은 물론 현지 은행보다 한발 앞서 디지털 금융 확대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베트남 정부는 비대면 실명확인(e-KYC) 제도가 도입했는데, 신한은행은 제도가 도입되자마자 관련 서비스를 시작했다. 특히 신한은행은 e-KYC 도입 과정에서 베트남 중앙은행에 신한은행의 노하우를 직접 전달하며 협조하기도 했다.

한발 앞선 신한은행의 대응은 곧 성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 모바일 통합 플랫폼인 글로벌 쏠(SOL) 앱을 통한 비대면 계좌 개설이 급증한 것이다. 올 하반기 들어서는 월 5000명가량이 비대면 채널을 통해 들어오고 있다. 전체 최초 신규고객 중 15%를 자치하는 비중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누적 7만8500명가량의 고객을 비대면 채널로 확보했다.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신한은행은 지난달 쏠의 UI(사용자환경)/UX(사용자경험)를 전면 업그레이드했다. 정 그룹장은 “서비스 이용 고객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빠른 데이터 처리와 신속한 화면전환 등 실행속도에 중점을 맞춰 앱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도 선보였다. 지난 8월에 베트남 은행권 최초 100%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디지털 컨슈머론(이하 DCL)을 출시한 것이다.

정 그룹장은 “신한의 DCL은 대출 신청에서 실행까지 모든 과정을 100% 비대면으로 자동화, 디지털화하면서 최대 30분 이내에 대출 신청에서 실행까지 마칠 수 있다”면서 “현재 DCL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프로세스를 고도화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이를 통해 리테일 신용대출 상품 및 서비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이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에 익숙한 MZ세대와 사회 초년 직장인의 요구를 반영해 초단기 소액대출 상품 출시도 계획하고 있다. 또 생애주기별 맞춤형 대출 상품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정 그룹장은 “DCL 프로세스를 적극 활용할 방침”이라며 “관련 제휴 플랫폼 확대하고, 플랫폼별 맞춤형 상품 라인업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경원 신한은행 퓨처 뱅크 그룹장

전담 조직 ‘퓨처 뱅크 그룹’ 출범… “가시적 성과도 나와”

신한은행이 이처럼 신속한 디지털 대응에 나설 수 있는 배경에는 디지털 전담 조직인 ‘퓨처 뱅크 그룹’이 자리하고 있다. 퓨처 뱅크 그룹은 은행 속 은행(BIB·Bank In Bank) 형태의 독립 조직으로 지난 5월 출범했다.

당시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호찌민시에서 열린 출범식에도 직접 참석했는데, 퓨처 뱅크 그룹에 대한 기대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신한은행은 향후 퓨처 뱅크 그룹의 예산 책정이나 각종 사업 추진시 결재 등 부문까지 독자적인 처리가 가능해지도록 할 계획이다.

정 그룹장은 “리테일 사업부문은 물론이고 디지털전략본부와 ICT(정보통신기술)본부 등 각 사업 부문별로 디지털 매트릭스 협의회를 매월 운영하면서 전사적으로 디지털 상품·서비스의 기획부터 판매까지 모든 단계에서 소통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신한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쌓은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앞선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신한은행은 결코 안주하지 않는다. 정 그룹장은 “현지 은행들도 적극적인 투자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한국은행들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신한은행은 한국 뿐 아니라 베트남 현지 대형은행과 현지 플랫폼 기업들의 성공과 실패를 살펴보고,이를 벤치마킹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신한은행은 현지 업체와의 적극적인 제휴를 통해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현지 1위 메신저 SNS 플랫폼인 잘로(Zalo)와 전자지갑 플랫폼 잘로페이에 계좌를 연동하기도 했으며, 베트남 1위 승차 공유 업체인 그랩(Grab)의 전자지갑 플랫폼인 모카(Moca)와 제휴도 맺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도 현지 플랫폼 기업들과 지속적으로 협업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모모(MoMo)·티키(Tiki) 등 과는 디지털 브랜치 출범을 위해 논의 중이다. 플랫폼 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의 브랜치를 마련하고, 기본적인 금융 상품 안내와 상담뿐만 아니라 제 3자 e-KYC 활용해 금융 상품 가입 프로세스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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