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펀드매니저 92% “스태그플레이션 온다”…세계 중앙은행, 이번 주 금리인상 도미노 예고

입력 2022-11-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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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A 설문 결과
씨티그룹 “연준, 경기침체 와도 금리 올릴 것”
블랙록 “미국·유럽, 연착륙 가능성 없다”
불러드 연준 위원 “금리 최소 5~5.25%”
한국·뉴질랜드 등 이번 주 금리 인상 확실시

미국 월가에 스태그플레이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경기침체와 함께 높은 인플레이션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런 가운데 세계 중앙은행들은 이번 주 도미노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해 경기침체 불안감을 한층 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최근 월가 펀드매니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2%가 향후 12개월 안에 스태그플레이션이 올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클 하트넷 BoA 수석 투자전략가는 이번 결과에 대해 “압도적으로 합의된 전망”이라고 표현했다.

이와 별개로 씨티그룹은 미국 경제 성장이 크게 둔화해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계속 올릴 것으로 예측했고, 블랙록은 미국과 유럽 모두 경제 연착륙 가능성은 없을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웨이 리 블랙록 수석 투자전략가는 “연준은 과도한 긴축을 통해 미국을 중간크기의 경기침체에 빠뜨릴 것”이라며 “시장은 미국의 성장 둔화와 기업 실적 하향, 높아진 가격 압력을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만 해도 미국에서 발표된 경제지표들이 인플레이션 정점론에 힘을 실어주면서 투자자들에게 안도감을 줬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 모두 고점에서 내려왔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15일 트레이더들이 대화하고 있다. 뉴욕(미국)/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물가지표가 발표된 직후 연준 위원들이 하나같이 확대해석을 경계하며 긴축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해 시장의 낙관론에 타격을 가했다.

연준의 대표적인 매파 인사인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틀 전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최소 5~5.25%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하나의 지표에서 너무 많은 것을 읽어선 안 된다”고 지적했고,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연준이 경기침체를 일으키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길들이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소매판매가 여전히 강력한 점을 지적하는 전문가도 있었다.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3% 증가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애나 웡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탄력적인 수요를 보여주는 지표로,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며 “오히려 경제가 과열되고 있으니 연준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지표는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엔 뉴질랜드와 한국,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달 초 연준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4연속 밟은 터라 이들 국가 모두 금리 차를 좁히기 위해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뉴질랜드에선 인플레이션이 계속 놀라운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9연속 인상이 있을 것이고 한국의 물가상승률도 높은 수준”이라며 “시장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에이드리언 오어 뉴질랜드은행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정책 경로에 변화가 감지되는지 살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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