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흐름 속 전체 수요는 증가
세계경제와 무관, 국내생산 감소 전망
내수ㆍ수출 줄어…총생산 -3% 전망
내년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의 산업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의 생산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1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년 자동차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2023년 세계 자동차 시장은 상반기에 수요가 증가한 뒤 하반기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먼저 경기 민감성이 높은 자동차산업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부정적 영향을 고려해 2023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2.7%로 하향 조정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경제 침체 가능성, 중국의 성장 둔화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위험 요인이 현실화하면 자동차 수요에도 악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LMC 오토모티브와 △IHS 등 글로벌 주요 기관들은 내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올해 대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은 자동차 시장의 수요가 올해 8150만 대에서 내년에는 8170만~8530만 대를 기록한다고 내다봤다. 자동차 평균 판매가격 상승, 금리 상승 등으로 신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나 반도체 공급 부족 완화와 수백만 대에 달하는 대기 물량을 고려하면 전체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판매는 소폭 감소하는 반면 유럽연합(EU) 내 판매는 경기 침체와 에너지난 등으로 감소 폭을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달리 중국 내 판매는 정부의 수요 촉진책 등으로 인해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시장의 성장세는 친환경차가 주도한다. 대표적으로 △순수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수요는 올해 900만 대를 넘어선 뒤 내년에는 12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5년에는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만 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 자동차 생산은 소폭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보고서는 경제가 역성장하지 않는 긍정적인 시나리오에서도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이월주문 물량이 수십만 대에 달하고 있어 내수와 수출ㆍ생산까지 소폭 줄어들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유럽 등이 예상보다 심각한 침체를 겪는 한편,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중산층 이하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급감하는 등 부정적인 여러 가지 여건도 생산 감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구체적으로 수익성이 큰 대형 및 고급 모델과 전기차 생산은 증가하나 중소형 이하 모델 생산이 급감할 것으로 우려된다. 결국, 수출을 위해 중소형 차를 주로 생산하는 국내 공장의 가동률도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는 부품업체의 경영 악화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불러일으킨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내년도 내수 판매는 0.5% 감소한 165만8000대 수준이 예상된다.
수출의 경우 전기차의 대미 수출에 따라 실적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적용을 유예받으면 감소 폭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반대로 해당 법에 적용을 받으면 수출이 4.2%로 큰 폭 줄어들며 210만 대에 그칠 것으로 관측된다. 내수ㆍ수출 부진에 따라 국내 생산 역시 올해 대비 3.0% 줄어든 349만 대가 예상된다.
보고서는 “2023년 세계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내수와 수출ㆍ생산 모두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