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자제' 요청에도…은행채 발행액 '역대 최대'

입력 2022-11-20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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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은행채 발행 자제를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은행채 발행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채 시장이 위축되면서 기업 대출이 은행으로 몰린 데다 금리 인상으로 자금 우선 조달 수요도 커졌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은행채 발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43%(164조4723억 원) 늘은 186조569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은행채 발행액(183조2123억 원)을 이미 넘어선 규모로, 금투협이 관련 통계를 제공하는 2006년 이래 최대다.

연도별로 보면 2008년 금융위기 당시 122조4414억 원이었던 은행채 발행액은 2012년 71조 원대로 감소했다가 2017년 122조 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이에 상환하지 않고 남은 은행채 발행 잔액도 꾸준히 늘면서 이달 18일 기준 387조2862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처럼 은행채 발행이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시장 상황 때문이다. '레고랜드' 사태 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경색되면서 기업들이 은행으로 몰리자 은행들이 기업 대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채 발행을 대폭 늘린 것이다.

실제 지난달 27일 기준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기업 대출 잔액은 703조7512억 원으로, 9월 말보다 8조8522억 원 늘어 증가 폭이 1년 1개월 만에 가장 컸다. 이 기간 대기업 대출이 5조8592억 원 늘어 전체 증가액의 66%를 차지했다. 대기업의 대출 증가 폭은 2년 7개월 만에 최대였다.

여기에 최근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점도 자금 우선 조달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이같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융당국은 지속적으로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은행들은 은행채 발행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나, 시장에서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금 수요가 계속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 발행을 계속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채 발행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하면서도 기업 대출은 유지하길 바라고 있다"면서 "은행도 자금 확보가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에 결국 또 다시 은행채 발행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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