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크래커] 모하메드야, 무함마드야…40조 돈 보따리 안겨준 사우디 왕세자 이름도 모른다?

입력 2022-11-18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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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1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했습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윤 대통령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이사한 후 맞이한 첫 손님이 됐습니다.

사우디 정부는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와의 면담에 앞서 이날 오전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한·사우디 투자 포럼’을 열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 걸쳐 총 26건의 계약·업무협약(MOU)을 한국 기업들과 체결했는데요. 사우디 측에 따르면 이번 투자 계약의 규모는 무려 300억 달러(한화 약 40조 원)입니다.

앞서 빈 살만 왕세자는 2019년 방한 때도 한국과 사우디 정부 간 협력 2건, 기업·기관 간 협력 8건 등 총 10개 분야에서 83억 달러(당시 한화 약 9조 6000억 원) 규모의 MOU 및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그가 국제 사회에서 ‘Mr. Everything’으로 통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이 별명은 그가 왕위 계승자이자 실권자라는 점도 영향을 줬지만, 그가 가져온 대규모의 ‘선물 보따리’가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오른쪽)가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국내 기업 총수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연합뉴스/SPA 홈페이지 캡처)

◇이름이...모하메드야, 무함마드야?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한 가지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다름 아닌 ‘이름’ 때문입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정식 이름은 영어로 ‘Mohammed bin Salman bin Abdulaziz Al Saud’로 표기합니다. 이를 줄여서 ‘Mohammed bin Salman’으로, 또는 이니셜 ‘MBS’로 쓰죠.

아랍어로는 ‘محمد بن سلمان آل سعود’라고 적는 이 이름은 ‘무함마드’라고 읽습니다. 영어식으로 발음할 때는 ‘모하메드’입니다.

헷갈리는 지점은 ‘Mohammed’의 한글 표기법입니다. 국립국어원에는 아랍어 표기법이 마련돼 있지 않은 탓에 명확한 한글 표기법을 가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모하메드, 무함마드 등 표기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다만 아랍어 원어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언론 등은 이 이름을 ‘무함마드’로 표기해왔습니다. 이번 한남동 대통령 관저 환영 리셉션장에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국 왕세자 겸 총리 공식 방한’이라고 적혔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 (AP연합뉴스)

◇길고 긴 이름에 담긴 뜻은?

빈 살만 왕세자만이 길고 복잡한 이름을 가진 것은 아닙니다. 그의 부친은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Salman bin Abdulaziz Al Saud) 사우디 국왕입니다. 모친은 국왕의 세 번째 부인 파흐다 빈트 팔라 빈 술탄(Fahda bint Falah Al Hithlain)이죠. 아랍 이름이 이렇게 길고 복잡한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아랍 이름은 본인의 이름, 선대 이름, 가문 이름 등 3가지로 이뤄집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정식 이름인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는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라지즈’, ‘알 사우드’ 세 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알’은 ‘가문’, ‘빈’은 ‘~의 아들’이라는 의미입니다. 고로 ‘빈 살만’은 ‘살만의 아들’이라는 뜻이 됩니다. 아랍어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읽는다는 점까지를 고려했을 때 왕세자의 이름을 풀이해보자면 ‘사우드 가문의 압둘아지즈의 아들인 살만의 아들 무함마드’가 되는 거죠.

길고 복잡한 아랍식 이름은 개인 정체성과 함께 개인이 속한 공동체, 민족을 중시하는 아랍 문화의 고유한 지표로도 볼 수 있겠습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맞이하며 악수하는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대통령실)

◇빈 살만 왕세자 도착하자…새 관저 ‘활짝’

빈 살만 왕세자의 방문과 함께 한남동 관저의 모습도 공개돼 관심을 더했습니다.

한남동 관저는 윤 대통령 부부가 거주하는 주거동이 160평, 리셉션장·연회장 등을 갖춘 업무동이 260평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통령실이 제공한 사진을 통해 처음 공개된 관저 내부는 화이트톤으로 깔끔하게 리모델링된 모습입니다. 대통령을 상징하는 금색 봉황으로 장식된 현관이 눈길을 끕니다. 낙엽수와 상록수가 어우러진 관저 앞 정원 조경도 일부 공개됐습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관저 정원을 거닐며 대화하기도 했습니다.

이날 성사된 관저 회담에는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이었던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이 최근에서야 완료된 배경도 있지만, 대통령 부부의 거주 공간이기도 한 관저로 초대해 환대와 정성을 보여줬다는 것으로도 풀이됩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관저 방명록에 아랍어로 “윤 대통령을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 이번 방문은 양국 간 관계 강화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기회였다”며 “우리는 이번 방문이 미래에 대한 우리의 비전에 기여하기를 바라며, 양국 국민에게 득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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