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세엔 갑각류, 다산엔 고슴도치 그렸다…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

입력 2022-11-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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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겨울의 행복' 전시장 모습 (사진제공=국립민속박물관)
“갑각류의 갑(甲)이 우리 흔히 표현하는 (갑을관계의) ‘갑’과 같은 글자거든요. 1등, 출세를 상징하는 것으로 (과거시험을 준비하는) 선비들의 문방구류에 많이 사용됐습니다.”

15일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 큐레이터로 나선 이주홍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새우와 게 등 갑각류가 그려진 벼루 전시품을 가리키며 “출세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그 숨겨진 의미를 전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16일부터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을 선보인다. 우리 조상들이 길상(吉祥, 좋은 일이 일어날 징조)으로 여겼던 생물체나 무늬 등이 새겨진 물품 200여 점을 공개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전통적으로 ‘오복’으로 분류해온 수(壽), 부(富), 귀(貴), 강녕(康寧), 자손중다(子孫衆多)를 상징하는 그림과 문방구, 가구, 나전칠기, 그릇 등 다양한 소장품을 전시한다.

건강을 상징하는 십장생, 출세를 의미하는 갑각류, 화목한 가정을 뜻하는 나비와 새 등 일상품에 담긴 민속적 상징을 만나볼 수 있다.

▲16일부터 공개되는 국립민속박물관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에서 공개되는 소장품 '자위부과도' (사진제공=국립민속박물관)

이 학예연구사는 이날 고슴도치가 오이를 등에 이고 달아나는 모습을 담은 소장품 ‘자위부과도’(刺蝟負瓜圖)를 선보이면서 “고슴도치는 실제로는 오이를 먹지 않지만, 가시가 빽빽한 고슴도치와 씨가 많은 오이를 다산의 상징으로 여겨 귀여운 그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돼지 저금통, 복권, 두꺼비를 모델로 한 진로 소주병 등 행운과 행복을 기원하는 현대인의 마음이 반영된 물품도 전시품 목록에 올랐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가 점괘를 물어다 준다고 믿었던 풍속 ‘새점 치기’에서 유래한 반응형 디지털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관람객이 특정 위치에 손을 가져다 대면 정면 스크린에서 새가 나타나 운세를 점쳐준다.

시각장애인용 점자 설명서, 약시용 큰 글씨 책자, 청각장애인용 전시 영상 자막과 수어 해설 영상도 준비돼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 등 여러 재난으로 지친 국민에게 행복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기획했다”면서 “전시를 통해 각자 자신만의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갖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길상 특별전 ‘그 겨울의 행복’은 내년 3월 2일까지 서울 종로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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