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키트 기업, 3분기 예견된 부진…‘역성장 늪’ 빠질라

입력 2022-11-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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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수요가 줄어들면서 국내 진단키트 기업들의 실적 부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예상했던 과정인 만큼 신규 성장 동력의 유무가 기업의 미래를 가를 전망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장 진단키트 기업들이 올해 3분기 줄줄이 매출 감소와 더불어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데 따른 결과다.

씨젠의 3분기 매출은 150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 반 토막(-50.6%) 났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322억 원, 순손실은 113억 원으로 동반 적자전환했다.

매출은 국내보다 북미와 유럽, 중동 등 해외에서 크게 줄었다. 영업손실은 일회성 요인으로 발생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코로나19 검사가 줄면서 발생한 미사용 재고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681억 원의 충당금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휴마시스는 3분기 매출 243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6%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반기까지는 매출 4412억 원, 영업이익 2729억 원을 달성했지만, 엔데믹 전환에 따른 하락세를 막을 수 없었다.

올해 1분기에만 8061억 원의 매출을 올렸던 엑세스바이오도 마찬가지다. 3분기 매출은 131억 원으로 68.6% 줄고, 영업손실은 169억 원을 기록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만 3분기 적자를 피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매출 5512억 원, 영업이익 2934억 원으로 전년동기와 유사한 수준의 실적을 냈다. 유럽과 일본에서 영업 성과를 내고, 상반기 부채 처리한 매출액이 일회성을 환입된 결과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엔데믹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4분기에도 진단키트 기업의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진단키트 기업들은 코로나19와 독감의 동시 유행(트윈데믹)에 일정 부분 기대를 걸고 있다. 동시 진단제품이 일정 부분 매출을 가져올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하지만 뾰족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지 않으면 실적 불확실성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씨젠의 경우 3분기 소화기감염증(GI),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성매개감염증(STI) 등 비 코로나 진단 시약 매출이 증가했다. 앞으로도 이 부문을 육성해 나가는 한편, 현지법인을 통한 본격적인 미국 진출과 인수·합병(M&A) 등을 검토하고 있다.

휴마시스는 올해 2분기 혈당진단시장에 진출했고, 분자진단과 생화학진단, 원격진단 등 사업 분야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9월에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요 감소는 갈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라며 “아직 성장전략이 명확히 구체화되지 않은 가운데 체질개선 속도가 진단키트 기업의 앞날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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