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에 '열린 구청장실' 문 닫은 용산구…문화센터 휴강도 ‘오락가락’ 혼선

입력 2022-11-0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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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센터 일부 수업 휴강했다 학부모 반발 직면
구청장 소통 가능한 ‘열린 구청장실’도 임시 중단

▲용산구청 전경. (사진제공=용산구)

이번 이태원 참사로 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서울 용산구가 행정 처리에 있어서 혼선을 빚고 있다. 다음 달 말까지인 용산구의 애도 기간에 따라 구내 교육문화센터 수업을 휴강했다가 학부모들의 반발에 직면했고, 구청장 직속으로 운영되는 열린구청장실을 일시 중단하는 등 구민들과의 소통에 문을 닫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용산구에 따르면 구 소재 꿈나무종합타운은 댄스·노래 등 9개 강좌를 11월 한 달간 휴강처리 했다가 재개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아이들이 주로 방과 후에 듣는 수업인 발레, 리듬체조, 음악 줄넘기 등 3개 수업도 음악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가 다수 학부모의 민원이 접수됐다.

앞서 이번 수업 휴강 조치는 국가애도기간과 별도로 용산구가 애도 기간을 다음 달 31일까지 시행하면서 취해지게 됐다. 해당 조치는 애도 기간에 따라 추모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꿈나무종합타운은 어린이와 청소년, 어르신 등에게 종합적인 맞춤형 교육과 문화활동을 지원하는 용산구 관할 문화체육센터다. 대부분 방과 후에 댄스·발레·트램펄린 점핑 피트니스 등 수업이 열려 아이들의 돌봄 공백도 해소하고, 평균 3~5만 원대 수강료로 이용할 수 있어 학부모들도 만족도가 높다.

▲용산구청 민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민원 글. (자료제공=용산구청 홈페이지)

일부 용산구 주민과 어린이 프로그램 강사들은 한 달간 프로그램을 폐강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달 31일부터 네이버 카페 ‘용산맘을 부탁해’에는 '꿈나무종합타운 어린이수업, 애도를 위해 한 달 동안 휴강?', '애도기간 꿈나무 타운, 음악 없이 하는 아이들 발레 수업' 등의 글이 게시됐다. 다수의 댓글에는 애도하는 마음과 별도로 황당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 학부모는 이투데이에 “애도를 이유로 어린이 수업에까지 음악사용을 금지하거나 아예 휴강시키는 것은 융통성 없는 의사결정”이라며 “센터 생활체육 프로그램은 어르신이나 저소득층도 많이 이용하고 사교육 절감의 목적도 있는데 강사와 구민들, 어린이들만 일상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용산구는 학부모들의 의견을 고려해 프로그램 중단을 최대한 축소하는 회의를 진행 중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오늘 회의를 진행하는 것은 맞다”라며 “다만 아직 최종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산구 홈페이지 ‘열린 구청장’ 폐쇄…“사고 수습 완료 시까지 중단”

▲용산구청 홈페이지 내 '구청장에게 바란다' 코너를 클릭했을 때 나오는 배너. (자료제공=용산구청 홈페이지)

현재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구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인 구청 홈페이지 내 ‘열린 구청장실’도 이용도 중지된 상태다. 구청장에게 메시지를 남길 수 있는 코너로 바로 연결되는 ‘구청장에게 바란다’ 화면을 클릭하면 ‘이태원 사고로 인하여 수습 완료 시까지 서비스를 일시 중지합니다. 빠른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전날만 해도 ‘이태원 참사에 책임져라’ 등 비난 글이 잇따른 데에 대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용산구의 공식 민원창구인 ‘새올 전자민원창구’는 구민들의 민원을 받고 있다. 온라인 e-민원실에는 이태원 참사, 용산꿈나무종합센터 등과 관련한 여러 민원이 올라와 있었다.

전날 오후 9시께 용산꿈나무 종합타운 회원이라 밝힌 한 시민은 “센터 측에서 애도 기간이라 음악을 틀면 안 된다고 해서 구령을 붙여서 운동했다”며 “애도 기간을 갖으라는 이유로 일상생활에 피해를 주면서 운동까지 못 하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전날 입장문을 내고 "관내에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박 구청장은 이어 "애도 시간이 끝나고 사고수습이 완료된 이후에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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