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30조’ 폴란드 원전 수출에 국내 대형건설사 '표정관리'

입력 2022-11-01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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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력 갖춘 현대건설·삼성물산, 폴란드 컨소 참여한 대우건설 '우선순위'

한국이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카라 원전 수출 이후 13년 만에 폴란드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하기로 하면서 국내 건설업계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번에 폴란드에 수출하는 원전은 한국형 원전(APR1400)으로 바카라에서 한국 건설사가 지은 원전과 동일 모델이다. 이에 현대건설, 삼성물산을 비롯해 원전 시공경험을 가진 건설사들의 수혜가 점쳐지고 있다.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폴란드는 전날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원전 개발계획 수립을 위한 양국 기업 간 협력의향서(LOI)와 한국 산업부와 폴란드 국유재산부 간 양해각서(MOU) 체결식을 진행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과 폴란드 제팍, PGE사가 폴란드 퐁트누프 지역 석탄발전소 부지에 1.4GW(기가와트)급 원전 2~4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최소 10조 원에서 최대 30조 원에 달한다. 공사 시작 시기는 2026년 이전이다.

이번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 시공사는 아직 언급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선 바카라 원전 시공 경험이 있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그리고 폴란드 원전 1단계 프로젝트 수주전에 참여한 대우건설 등이 시공사 우선순위로 거론된다.

우선 현대건설은 이번에 수출하기로 한 한국형 원전 APR1400의 설계와 시공, 운영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5월에는 미국 원자력회사 웨스팅하우스와 세계 원전 사업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약을 맺은 점도 현대건설의 시공사 선정 전망에 긍정적이다. 웨스팅하우스는 지난달 29일 폴란드 원전 1단계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한국을 따돌리고 수주에 성공한 바 있다. 하지만 웨스팅하우스는 독자 원전 시공 능력이 매우 떨어져 1차 원전 시공을 한국 기업에 맡길 것이라고 보는 이가 많다.

또한 대우건설은 앞서 폴란드 원전 1단계 프로젝트 수주전에 한국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다. 이 때문에 이번 2단계 퐁트누프 원전 시공사 선정 시 다른 기업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아직 시공사 선정까진 시간이 많이 남아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다만 동유럽은 과거 대우건설이 많은 프로젝트를 맡아 인지도도 높고 경험도 많은 곳이라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역시 우순 순위로 거론된다. 지난 2009년 UAE 바카라 원전 1호기 시공을 현대건설과 함께 진행한 바 있다. 또 2015년 삼성물산 컨소시엄은 1조 원 규모 신고리 5‧6호기 공사를 따내기도 했다. 신고리 5‧6호기 역시 APR1400이 적용됐다. 당시 업계 1위인 현대건설을 따돌리고 수주에 성공하는 등 기술력과 경제력을 입증한 바 있다.

또 폴란드를 시작으로 체코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해외 원전 수주 건이 줄줄이 대기 중인 만큼 장기적으로 원전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내 대형건설사의 이익도 점쳐진다. 체코는 2024년, 사우디아라비아는 2025년 신규 원전 수주 공고를 낼 전망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폴란드 원전 프로젝트 수주로 체코나 사우디 등 앞으로 원전을 새로 지어야 하는 국가에도 한국을 각인시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며 “대형원전은 극소수 회사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서 진입 장벽이 높지만, 소형모듈원전(SMR)은 대형사 중심으로 기술력을 많이 끌어올려 ‘우리도 해볼 만 하다’는 분위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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