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 극복할 삼성ㆍSK하이닉스 비장의 무기는?

입력 2022-11-0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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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서버용 D램 수요, 모바일용 앞설 전망
신규 CPU 출시로 DDR5 채용도 늘어날 듯
삼성ㆍSK하이닉스, 차세대 서버용 D램 공략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정 (사진제공=SK하이닉스)

올해 처음 연간 서버용 D램의 수요가 모바일 D램의 수요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메모리반도체 혹한기’를 서버용 제품으로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1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연간 ‘서버용 D램’ 수요는 684억8600만 기가비트(Gb)로 스마트폰ㆍ태블릿을 포함한 전체 ‘모바일용 D램’의 연간 수요 잠정치(662억7200만Gb)를 넘어설 전망이다.

내년에도 서버용 D램 수요(856억5600만)가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모바일용 D램 수요(764억1400만)와의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버용 D램은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저장장치다. 구글과 아마존, 메타 등 하이퍼스케일러(대형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전 세계에 약 8000개의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업계에선 여기에 채용되는 서버용 D램이 전 세계 약 150억 대에 달하는 모바일 기기의 전체 D램 사용량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는 온라인상 데이터 사용량 증가와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활성화 등에 따른 것으로 이 같은 추세는 지속할 전망이다. 오는 2026년까지 서버용 D램 수요의 연평균 성장률은 24%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글로벌 경기침체 심화로 모바일용 D램의 단기 전망은 좋지 않다. 옴디아는 올해 모바일용 D램 수요가 지난해(668억2900만Gb) 보다 역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도 서버용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10.4%)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제공=평택캠퍼스)

전 세계 메모리 반도체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서버용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지난달 27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된 콘퍼런스콜에서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도 확대되고 신규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한 DDR5 채용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노종원 SK하이닉스 사업 담당 사장 역시 지난달 26일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등 향후 클라우드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함께 빅테크 기업의 투자는 계속될 것으로 보여 서버용 메모리가 계속해서 메모리 수요의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상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신규 서버용 CPU의 출시에 맞춰 서버 교체 등 대규모 투자를 진행한다. 특히 업계에서는 인텔의 서버용 CPU ‘사파이어래피즈’ 출시에 따라 DDR5 중심의 시장 재편을 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텔 사파이어래피즈는 고부가가치 D램인 ‘DDR5’를 지원하는 유일한 프로세서다. 지난해 하반기 양산 예정이었지만 수차례 출시가 연기된 바 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이정배 사장이 지난달 5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 테크 데이 2022'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사파이어래피즈 출시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출시한 DDR5는 기존 DDR4 대비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아 DDR4를 대체할 차세대 D램으로 불린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올 4분기 전망에 따르면 D램 전체 비트 출하량 중 DDR5가 차지하는 비중은 3.9%로 DDR4(35.7%)에 비해 저조한 수치다. 다만 D램 세대 교체 및 서버용 제품의 높은 침투율에 힘입어 내년 4분기에는 DDR5 비중(21.7%)이 DDR4(18.5%)를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했다.

노종원 사장은 “내년 서버 고객의 DDR5 전환 확대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관련 생태계가 갖춰지고 고객의 대기 수요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사장은 “DDR5는 서버의 경우 내년도에 연간 전체적으로 2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면서 내년 말로 가면 30%까지 확대될 것”이라며 “저희는 DDR5의 성능 그리고 완제품 포트폴리오, 그리고 고객과 인증 프로그레스 등 이러한 강점들을 바탕으로 해서 시장 성장세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DDR5의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가 업계 최초로 샘플 출하한 24Gb DDR5 D램과 96GB, 48GB D램 모듈 (사진제공=SK하이닉스)

앞서 SK하이닉스는 8월 10나노급 4세대(1a) 미세공정이 적용된 서버용 DDR5 16ㆍ32ㆍ64Gb 모듈 제품에 대한 고객 인증을 완료했다. 작년 10월 서버용 DDR5를 첫 양산한 삼성전자는 향후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32Gb DDR5 D램 등을 적기에 출시하며 글로벌 IT 기업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한편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서버용 D램 점유율은 SK하이닉스 38.8%, 삼성전자 35.4%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삼성전자가 40.3%, SK하이닉스가 35.6%로 계속해서 치열한 선두 경쟁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서버용 CPU가 출시하면 DDR5 시장 규모도 더 커질 것”이라며 “특히 하이퍼스케일러들이 DDR5 채용이 가능한 CPU를 구매한다면 이에 호환되는 DDR5도 필수이기 때문에 이를 생산하는 기업들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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