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취임…‘위기 속’ 뉴삼성 본격화

입력 2022-10-27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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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 별도 행사 없이 예정된 일정 소화 "어깨 무겁다"
3분기 영업익 급감ㆍ매출 최대, 초격차 기술로 위기 정면 돌파
올해 반도체 중심 총 54조 시설투자…작년 대비 12% 증가

(조현호 기자 hyunho@)

'이재용의 뉴삼성 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2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 승진 안건은 사외이사인 김한조 이사회 의장이 발의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책임 경영 강화 △경영 안정성 제고 △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별도의 행사나 취임사 발표 없이 예정된 일정을 소화했다. 애초 재계에선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에 뉴삼성 메시지와 함께 이 회장의 승진 기념식 등이 열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 회장은 "국민에게 조금이라도 더 신뢰받고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박정제 박사랑 박정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계열사 부당 합병·회계 부정 의혹 사건의 오전 재판을 마치고 나와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제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면서 "많은 국민의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고물가ㆍ고금리ㆍ고환율 등 복합위기 속에서 회장직에 오른 이 회장의 책임은 더 막중해졌다. 이 회장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위기 극복과 반도체 초격차 유지, 미래 먹거리 창출, 콘트롤타워 재건, 지배구조 및 조직 개편 등 풀어야 할 상당한 과제를 안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악화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1.39% 급감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매출은 분기 최대치를 기록해 지난해에 이어 연간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으로 올해 3분기 10조8520억 원의 영업이익과 76조781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장은 위기를 정면돌파할 계획이다. 가장 날카로운 무기는 초격차 기술력이다.

이 회장은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하며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확보를 강조해왔다. 지난 6월 유럽 출장 귀국길에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며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8월 기흥 반도체 R&D단지 기공식에서는 "기술 중시, 선행 투자의 전통을 이어 나가자"며 "세상에 없는 기술로 미래를 만들자"고 당부했다.

이 부회장의 기술중시 경영은 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구체화된 첨단 반도체 생산 로드맵을 발표하는 자신감의 원천이 됐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2023년 5세대 10나노급 D램, 2024년 9세대 V낸드를 각각 양산하고 2030년에는 1000단 V낸드를 개발한다. 2030년 시스템반도체 세계 시장 1위를 견인할 파운드리 부문에서는 2027년 1.4나노 공정을 도입할 계획이다.

시설투자도 늘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 부문 47조7000억 원, 디스플레이 3조 원 등을 포함해 총 54조 원을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38조5000억 원, 2021년 48조2000억 원 등 시설투자액을 계속 늘려왔다.

재계 관계자는 "엄중한 위기 상황 속에서 회장 취임은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며 "오랜 기간 삼성의 총수로 활동해 온 만큼 행사나 취임 메시지를 내지 않은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무대에서 회장 직함이 주는 무게감이 있기 때문에 (이 회장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활동 등에 민간 외교관 활동에 있어 보탬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회장 취임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회장 직함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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