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시정연설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김진표 국회의장을 비롯해 5부 요인과 국민의힘ㆍ정의당 지도부와 만나 사전환담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2023년도 예산안 국회 의정 연설을 보이콧하면서 사전환담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 40분경 여의도 국회의장 접견실에서 국회의장,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은주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만났다. 김명수 대법원장, 유남석 헌법재판소장, 최재해 감사원장,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바쁘신데 이렇게 의장님께서 자리 만들어주시고 우리 대법원장, 헌재소장, 선관위원장, 감사원장.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했다.
김 의장이 “날씨가 좀 쌀쌀해진거 같다”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내 김 의장은 “우리 대통령님의 국회 방문을 환영한다. 그런데 여의도 날씨가 훨씬 더 싸늘한 것 같고”라고 말했다. 검찰이 민주당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하자 민주당이 반발하며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듣지 않는 등 얼어붙은 여야 상황을 빗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하하하”라며 짧게 웃었다.
김 의장은 “오늘 아침 국회 모습이 가장 좋은 모습으로 국민들께 비쳐야 할 텐데 의장으로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오늘 예산안은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나가서 우리 국민들께 밝히는 건데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할 수 있는 국정과제가 중요하겠다만,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여와 야가 이견 없이 서로 약속했던 사안들 중에서는 경제회복이나 민생경제에 도움되는 것들도 많이 있다. 그런 것들도 좀 많이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의장은 “우리 경제가 고금리에, 고물가에, 고환율에, 그러다 보니 수출이 줄어들고 경제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며 “예산이 경제에도 또 국민 생활에도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어려운 시기에, 이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께 작은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도록 국회로서는 지혜롭게 살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을 모으고 김 의장의 말을 듣고 있던 윤 대통령은 “감사하다. 우리 자유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잘 작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국제경제가 매우 어려운 상황에서 여야가 힘을 합쳐 이 글로벌 위기를 잘 극복하면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