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설마 했는데'…기준금리 3% 현실화에 이자 폭탄 우려 커진 영끌족 ‘비명’

입력 2022-10-12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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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또 ‘빅스텝’…영끌족 곡소리
전세대출 변동금리 비중 94%…
차주 60% 이상이 ‘2030’ 세대
이자부담 눈덩이 맞은 청년층
▲한국은행이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 안내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뉴시스)

# 인천 부평구에 거주하는 박 모 씨는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골머리를 앓는다. 현재 사는 집을 마련할 당시 은행에서 연 4%대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로 3억 원을 끌어온 것이다. 7%대 금리도 기가 막힌 데 자고 일어나면 오르는 이자 부담에 밤잠을 설친다. 박 씨는 “버는 족족 월급의 절반이 대출 원리금 상환에 나가고 있다”며 “영끌로 집을 구매할 땐 좋았지만 최근 집값은 한없이 떨어지고 이자 부담은 늘어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이 5회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세자금 대출의 변동금리 비중이 94%에 달해 금리 상승 위험에 노출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0%로 0.50%p(포인트) 인상했다.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하는 이른바 ‘빅스텝’을 단행한 건 역사상 두 번째로 지난 7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이에 따라 대출로 집을 산 사람이 1인당 감당해야 할 연간 이자 부담도 163만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준금리 3% 시대가 열리면서 영끌족의 이자 부담이 2배 넘게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도 연내 8%대에 이를 전망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4.89~7.176%로 7%대를 넘어섰다. 변동금리도 4.40~6.848%로 7%대에 바짝 다가섰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에선 한은이 다음 달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전체적인 금리 수준이 올라가면서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만약 4억 원을 연 4% 금리(30년 만기·원리금균등 조건)로 빌린 경우 대출 월 원리금은 190만 원 정도다. 하지만 대출금리가 연 7%로 오른다면 월 270만원, 연 8%까지 뛰면 월 295만 원까지 원리금이 늘어난다.

특히 전세대출 비중이 큰 20∼30대의 상환 부담이 늘어날 전망이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전세자금 대출 현황에 따르면 은행권 변동금리형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작년 말 기준 151조5000억 원으로, 전체(162조 원)의 93.5%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세대출의 연령별 차주 구성을 보면 절반 이상을 20∼30대 청년층이 차지했다. 20대 차주 수는 30만6013명(22.2%), 30대 차주 수는 54만2014명(39.4%)으로 20∼30대 차주가 전체의 61.6%를 차지했다.

문제는 추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목표금리를 4.5%로 상향하면서 한은이 올해 한차례 남은 금통위에서 또 한 번의 빅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며 “일부 주택 대기 수요자들은 기준금리 인상기 직후를 매입 적기로 보고 관망세를 취하고 있어 금리 인상기가 끝날 때까지 이런 현상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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