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까지 국내 엔터 4사(하이브·SM·JYP·YG엔터테인먼트) 중에서는 JYP만 웃을 수 있겠다. 시가총액을 불린 유일한 기업이기 때문이다.
올해 초 1조7997억 원이었던 JYP 시가총액은 9월 30일 기준 2조872억 원으로 2000억 원 가까이 시가총액을 끌어올렸다. 9월 23일께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위에 안착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하이브는 14조4943억 원에서 5조5827억 원으로, SM은 1조7476억 원에서 1조6846억 원으로, YG는 1조384억 원에서 9035억 원으로 시가총액이 감소했다.
JYP는 올해 왕성한 활동을 펼쳤지만 앨범, 음원 성적으로 보면 큰 강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해 발매 앨범 초동(앨범 발매일로부터 1주일간) 판매량 순위 10위권 내에 JYP 소속 아티스트는 없다. 스트레이키즈가 미니앨범 ‘ODDINARY’가 초동 85만 장을 기록하며 12위에 올라있다.
써클차트 기준 디지털 차트 10위권 안에 들어간 경우도 ITZY(8월 6위·SNEAKERS)와 나연(7월 4위, 8월 8위·POP!)밖에 없다.
이러한 앨범·음원 성적 상황을 증명하듯 올해 3분기까지 JYP는 개인이 1189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등 개인 이탈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기관이 418억 원, 외국인이 834억 원을 순매수하는 등 기관과 외국인의 지지를 받으며 성장했다.
하이브는 JYP와 반대 양상으로 개인이 순매수하고, 기관과 외국인이 순매도하며 내림세를 이어왔다.
JYP가 기관과 외국인의 지지를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재무적인 관점에서 탄탄한 펀더멘털과 효율적인 영업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올해 6월 기준 JYP 부채비율은 20.3%로 국내 엔터 4사 중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보였다. 하이브(37.4%), SM(36.7%), YG(29.2%)의 평균 부채율 34.4%보다 10% 이상 낮았다.
영업활동 효율성도 매력을 끈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 기준 JYP 영업이익률은 36%로 하이브(17%), SM(11%), YG(18%) 평균 영업이익률 15.3%에 2배 이상 높았다. 규모는 작지만, 실속 있는 매출을 올렸다는 것이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JYP의 강점은 안정적인 재무 구조로 차입금 없이 부채비율을 20% 미만을 유지하는 가운데 외형 및 이익 성장이 매 분기 두 자릿수 이상이라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JYP는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속 아티스트들의 성장세도 무섭다.
7일 발매된 스트레이키즈 미니앨범 ‘맥시던트(MAXIDENT)’는 미국 앨범차트인 빌보드200 1위를 차지했다. 앨범 선주문으로만 237만 장을 팔아내며 자체 신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데뷔한 신인 걸그룹 엔믹스 역시 9월 19일 발매한 미니앨범 ‘앤트워프(ENTWURF)’ 판매량 48만 장을 넘겨 9월 써클차트 앨범 판매량 3위에 올랐다.
이혜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JYP 소속 아티스트들의 팬덤이 중국 등 비주력 지역과 북미 등에서 강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아티스트들 앨범 판매량이 모두 커리어하이를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안타증권은 JYP의 4분기 매출액 1032억 원, 영업이익 328억 원으로 추정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