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따라 '신규 급여 생성' 차이…연계 대상 아닌 '전자바우처'도 시스템 핑계로 이월
“시스템 오류로 영아수당, 아동수당은 10월 25일에 소급 지급되며, 첫만남 이용권도 10월 25일 지급될 예정입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A(32·여) 씨는 지난달 자녀 출생신고와 함께 아동·영아수당, 첫만남 이용권, 지방자치단체 출산축하금을 일괄 신청했다. 그런데 지자체 축하금을 제외한 수당·이용권은 예정됐던 23일이 지나도 지급되지 않았다. 주민센터에 문의하니 시스템 오류 때문에 지급을 다음 달 정기급여 지급일(25일)로 이월한다는 답을 받았다. A 씨와 비슷한 시기 출생신고를 한 산후조리원 동기는 수당을 받았는데, ‘행정동’이 다른 A 씨는 못 받은 상황이다.
‘먹통 논란’을 일으킨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이 현장에서 여전히 자리를 못 잡은 모습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사회보장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스템 2차 개통일인 6일 이후 22일까지 하루 4000~6000건의 오류 신고가 접수됐다. 보건복지부가 조치를 마쳤다고 밝힌 16일 이후에도 일평균 5000건 이상의 신고가 접수됐다.
개통 후 열흘간은 시스템상 데이터 연계 오류로 지자체들의 업무가 마비됐다. 정기급여 지급일인 20일(1차), 25일(2차) 이전까지 오류·불편 신고는 대부분 복지부 등의 시스템 운영상 문제에 기인한다. 그런데, 시스템 정상화 이후 문제는 상당수가 지자체에서 발생하고 있다. 시스템 오류로 미지급된 급여를 지급하려면 지자체에서 신규 급여를 생성해야 하는데, 일부 지자체에서 정기급여 지급기간 외 추가급여 지급에 미온적이어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최근 시·도 회의에서 미지급 급여를 26~30일까지 추가급여로 지원하도록 했고, 경기도 같은 경우 이미 새 시스템에서 신규 생성을 마치고 지급을 마무리하는 단계”라며 “서울에서도 신규 생성과 추가급여 지급을 이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답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떤 지자체에선 되고, 어떤 지자체에선 안 된다는 건 시스템 문제가 아니다”라며 “정기급여 지급일이 아닌 날짜에 정기급여를 추가 생성해 지급하려면 신청·승인 등 절차가 번거롭기 때문에, 일부 주민센터 등에서 편의상 다음 정기급여 지급일로 생성을 미루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만남 이용권 등 전자바우처 지급도 마찬가지다. 복지부 측은 “이번 시스템 개편에서 전자바우처는 건들지도 않았다. 연계 대상도 아니다”라며 “시스템 때문에 지급을 미룬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