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 모른다는 환율, ‘1500원’ 시대 올까...기업도 개미도 ‘멘붕’

입력 2022-09-18 09:00수정 2022-09-19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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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 제어 어려워…연말까지 1400원 대”…“무역적자 심화 1500원 돌파할 수도”
“연준 긴축 강도 완화, 유럽 에너지난 안정 등 변수”…“내년 초 달러 강세 마무리”

멈출 줄 모르는 원·달러 환율 상승에 국내 자본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우려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18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393.7원)보다 5.7원 내린 1388.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1399.0원에 개장하며 장 시작부터 전날의 장중 연고점(1397.9원)을 넘어섰다.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이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증시에 하방 압력을 키웠다. 코스피 지수는 이틀 만에 2400 아래(종가 2382.78)로 떨어졌다. 환율이 치솟자 9월에만 2조2200억 원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금(코스피, 코스닥, 선물)이 증발했다.

원·달러 환율이 임계수준을 초과해 상승하면 주식과 채권 등 국내 자본시장이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주식, 회사채 등의 위험자산을 팔고, 미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매입한다. 주가지수와 회사채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매도할 개연성이 크고, 이는 다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요 금융기관들은 상품 운용 과정에서 추가 달러 증거금을 요구받아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초래하는 등 외환시장의 쏠림 우려도 제기된다.

외환보유액도 줄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2021년 말(4632억 달러) 대비 268억 달러(올해 8월 말 기준 4364억 달러) 감소했다. 외환보유액이 계속 줄어들면 환율 방어능력이 훼손된다.

환율 어디까지 오르나

증시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 1400원 돌파를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원화 약세 요인보다는 달러 초강세 요인이 지속돼 환율의 상승세는 완만하게 봐야 한다”며 “1400원에 안착하는 흐름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1400원이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 현재로썬 기술적으로 1420~1250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상승 압력이 완화되며 연말에 조금 내려갈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금리와 신흥통화지수 (신한금융투자)

박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강달러 현상을 제어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음 주 FOMC에서 좋은 얘기는 없을 것 같아 정부가 1400원은 막고 있지만 1400원 이상에서 환율 유지될 공산이 크다”며 “겨울철 유럽 천연가스 문제가 재차 불거진다고 하면 환경은 또 달라질 수 있어서 환율이 급격히 올라갈 수 있는 잠재적인 리스크는 있다”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 가능성도 거론된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다음 달 우리나라 금융통화위원회가 있어 1500원 돌파 가능성도 있다”라며 “한미 금리 역전이 계속되면, 현재 5개월 연속 적자를 보이고 있는 무역적자도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여기에 반도체 수요 및 경기 둔화로 중국의 수요 감소에 따른 무역적자 심화 가능성 등 대외적자까지 겹쳐져 1500원 돌파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환율 고점 찍고 내려오기 위한 조건은

환율 피크아웃 시점은 결국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연준의 고강도 긴축행보가 완화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p 올리는 방안이 유력해 보여 연말까지 박스권 흐름을 보이며 환율 상승 되돌림이 나타나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작년부터 이어지고 있는 달러화 강세는 미국 채권금리 상승 사이클과 동조화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미국 금리인상 마무리를 감안할 경우 내년 초 미국 채권금리 정점이 예상됨에 따라 미국 달러화 강세도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봤다.

김효진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 하락을 위해서는 연준 긴축 강도 완화, 중국 부동산 시장 안정, 유럽 에너지난 안정 등이 필요하며, 연말까지 하락 안정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다.

9월 FOMC가 지나고 다음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되는 때까지 환율 상승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지용 교수는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서라도 환율 달러 차입 관련 이슈 논의가 필요하다. 한·미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면 1300원까지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며 “또한 한국은행이 이번 달 FOMC를 앞두고 10월 통화정책 포워드 가이던스를 좀 더 구체적으로 밝힐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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