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조선 초호황기 위상 누리던 VLCC, 발자취 감춘 배경은

입력 2022-09-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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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이 건조한 VLCC. (사진제공=현대중공업)

과거 조선업 초호황기를 누린 장본인이었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이 발자취를 감춘 이유는 무엇일까.

최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월~7월 선종별 발주량 기준 초대형 유조선(VLCC)은 한 척도 발주되지 않았다.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선종별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만㎥급 이상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190%가량 증가했다. 뒤이어 컨테이너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벌크선은 각각 53%, 93%, 75%씩 각각 감소했다.

글로벌 탄소 중립 추세에 따라 친환경 연료로서 LNG(액화천연가스)는 단기적인 탄소 저감의 필수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LNG 운반선에 대한 전세계 수요 90%를 한국이 수주하는 가운데, 한국은 향후 4년 치 일감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탄소 중립 등 대세 흐름에 반하기 힘들다”며 “선주사들도 결국 유조선과 관련해 투자에 보수적일 수밖에 없고 아무래도 LNG운반선을 관심을 두는 부분이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대세인 LNG 운반선의 수주 소식은 잭팟처럼 터지고 있다. 예를 들어, 3년 후인 2025년 9월(삼성중공업) 순차적 인도 등 건조 계획이 꽉 들어차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선표도 2025년, 2026년에 대해 다 차가고 있어서 아무리 발주처에서 2026년 선표를 달라고 해도 줄 수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사이클을 탄 LNG 운반선에 반해 건조가 1년가량 걸리는 VLCC의 발주가 없다는 건 앞으로 1년~2년간 VLCC 수요가 없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운반선이 활황인 덕에 VLCC를 만들 수 있는 도크(건조공간), 야드(작업장)도 없고 나머지 자리엔 비교적 수익률이 높은 컨테이너선을 건조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배경으로는 친환경 이슈뿐 아니라,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해저 가스관 노르드스트림을 가동 중단하자, 이를 LNG로 대체하는 해상운송이 대안으로 떠오른 점도 꼽힌다.

이처럼 한국 조선업이 LNG 운반선, 추진선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VLCC 글로벌 수요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새어나왔다. 노르웨이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러시아발 원유 공급이 막혀 이를 미국과 브라질이 대체했고, 미국산 원유 수출이 늘어나면서 유럽의 VLCC 트래픽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조가는 물론 중고선가의 가격 또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LNG도 친환경 연료라지만 화석 연료이고, 큰 틀에서 대체에너지로 가는 것에 대해 모두 이견은 없지만 그런데도 원유 매장량, 채굴량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높고 시추 기술은 발전되고 있다”며 “향후 몇 년 후에는 LNG 운반선과 VLCC의 위상이 바뀔 수도 있다. 다양한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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