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세력을 유지하며 한반도로 북상 중인 태풍 '힌남노'에 대비하기 위해 정부가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전국 학교의 휴업·원격수업, 재택이나 유연근무를 권고하며 비상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5일 기상청은 힌남노가 6일 새벽 제주도를 지나 경남해안 지역에 상륙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전 7시 전후 경남해안에 상륙하는 시점 힌남노의 중심기압과 최대풍속은 950hPa과 43㎧로 전망된다. 전망대로라면 가장 강한 세력으로 국내에 상륙한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59년 사라와 2003년 매미가 상륙했을 때 국내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중심기압 최저치가 각각 951.5hPa와 954hPa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위력적이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까지 사유시설 침수 피해는 제주에서 주택 8건, 상가 3건, 차량 1건 등이 발생했다. 퇴수와 견인조치가 완료된 상태다.
부산에서는 인명 피해 우려지역에 거주하는 86가구 106명이 사전대비 명령을 받아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 전국적으로 71가구 91명은 임시거주시설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7개 시도에 2만3209점의 구호물자를 즉시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 2537점, 울산 1267점, 전북 2688점, 전남 4235점, 경북 5970점, 경남 5547점, 제주 965점 등이다.
하늘과 바닷길도 끊겼다. 전국 공항에서는 이날 38편의 국내선 항공편이 운항 취소됐으며, 294편은 사전 결항했다. 제주공항은 오후 2시 이후 모든 항공편이 결항한다. 여객선은 46개 항로 66척의 운영이 중단됐다. 국립공원 22개의 탐방로 609개와 지정숲길1만1020개 노선 4만1896㎞도 통제됐다.
6일 부산지하철 지상구간 운행이 중단된다. 첫차부터 태풍 상황 해제시까지 1∼4호선 지상구간 운행을 중단할 예정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4일 오후 4시30분을 기해 비상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최고단계인 3단계로 바로 격상했다.
이날 교육부는 각 학교에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거나 휴교 또는 원격·단축수업을 실시해줄 것을 권고했다. 6일 부산과 울산, 경남 지역 유·초·중·고는 휴업 또는 원격수업을 한다. 제주도 교육청은 학교 휴업·단축·원격 수업 283곳을 결정했다. 서울 역시 유·초·중학교의 ‘등교수업’을 전면 중단하고, 고등학교의 경우 등교 수업 여부를 학교장 재량으로 결정키로 했다.
고용노동부는 사업장에 재택 및 유연근무 실시나 출퇴근 시간 조정을 권고했다. 중소벤처기업부도 태풍 상륙시기에 맞춰 민간기업 출근 시간 조정을 권고할 예정이다. 산업부는 고리원전 긴급 현장방문 점검 등에 나섰다. 경찰청은 4일 재난상황실을 가동하고 전국 경찰에 비상근무를 발령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도 태풍 대비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전국 부산·울산·전남·경남·제주 등 5개 시도지자체에서 3단계 비상근무 중이다. 특히 지난달 초 집중 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었던 서울시는 4일 오후 9시부터 1단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