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전자’에 휘청하지만…돈 몰리는 삼성그룹주 펀드

입력 2022-09-05 14:35수정 2022-09-05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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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기타그룹주펀드 수익률 (에프앤가이드)
국내 증시의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반등)가 끝나면서 대표 국민주들도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삼성, 현대 등 주요 그룹사에 투자하는 펀드들의 수익률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란 기대 속에서 자금이 유입되는 모습이 관찰된다.

5일 금융정보 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설정액 10억 원 이상인 삼성그룹펀드 26개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7.83%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로 기준을 넓히면 수익률은 -14.57%까지 떨어진다. 기타그룹펀드 17개도 최근 3개월간 -5.98% 하락했다.

삼성그룹주 펀드에서 비중이 큰 삼성전자 주가가 고전하면서 펀드에도 파란불이 켜진 것이다. 연초 7만 원대 후반을 달리던 삼성전자는 코스피가 휘청이면서 함께 하락세를 탔고, 현재는 ‘5만전자(주가 5만 원대)’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이달 들어선 3거래일 동안에만 주가가 4% 넘게 빠졌다.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운용 규모(설정액)가 7874억 원으로 가장 큰 ‘KODEX삼성그룹주상장지수투자신탁’는 삼성전자와 비슷한 비중으로 삼성SDI에 투자하고 있는데, 삼성SDI 역시 연초 이후 -12% 넘게 떨어져 60만 원 아래를 밑돌고 있다. 이 펀드는 최근 3개월 동안 -7%넘게 하락했다.

이밖에도 지난달 이후 삼성생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각각 7%대, 13%대 오른 것을 빼면 삼성바이오로직스(-4%대), 삼성물산(-2%대), 삼성중공업(-2%대) 등 삼성그룹 주가는 대체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기준 삼성그룹 계열사의 보통주 시가총액은 합산 529조6469억 원으로, 지난달 말(545조8557억 원)보다 2.97% 감소했다.

개별 펀드 중에선 그나마 ‘IBK재형삼성그룹증권자투자신탁’, ‘삼성퇴직연금삼성그룹주40증권투자신탁’ 등의 3개월 수익률이 각각 -2.62%, -3.10%로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데, 이들 펀드가 채권혼합형으로 설정돼 주가 변동성을 낮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그룹주펀드들도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 현대차그룹주를 담은 ‘TIGER 현대차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의 3개월 수익률은 -3.09%, LG그룹주로 구성된 ‘TIGER LG그룹+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은 -5.68%로 집계됐다.

다만 수익률이 연일 고꾸라지고 있는 것과 달리 이들 기업의 주가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것이란 기대 속에서 설정액은 증가 추세다. 특히 삼성그룹 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2360억 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개인투자자가 지난달 초부터 삼성전자를 1조6173억 원어치 담으며 저가 매수에 나선 흐름과 유사하다. 기타그룹 펀드에도 연초 이후 599억 원의 돈이 들어왔다.

그러나 전망은 암울하다.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이 우리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를 낮추고 있어서다. 코스피를 이끌고 있는 반도체의 경우 수요 둔화와 칩4 등 대내외적 악재로 업황 우려가 주가를 짓누르고 있고,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짙어지면 소비가 둔화하면서 현대차 실적 기대감에도 힘이 빠질 가능성이 크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순환매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고, 대형주가 주도하는 실적 하향 조정이 진행 중”이라며 “반도체가 수요 둔화 우려로 주가 모멘텀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 수익률이 고민되는 시점”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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