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갤럭시에 씐 ‘아재’라는 오명 벗으려면

입력 2022-09-0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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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블럭하고 젊어 보이려 애쓰는 부장님 같아요.”

최근 갤럭시의 ‘인싸 마케팅’을 두고 지인은 이렇게 평했다. 당연히도 그 지인은 아이폰을 사용한다. 지인의 말 속에는 은연중, 아니 대놓고 ‘갤럭시=아재폰’이라는 인식이 깔려있었다.

지난 2010년 첫 번째 갤럭시S 때부터 찍힌 ‘아재폰’ 낙인은 지금도 쉽게 지워지지 않고 있다. 삼성과 애플의 경쟁은 해당 스마트폰 사용자간의 ‘전쟁’으로 번지며 10년 넘게 진행 중이다. 서로를 앱등이(아이폰 사용자)와 삼엽충(갤럭시 사용자)이라며 비하도 서슴지 않는다.

아이폰이 힙한 이미지로 젊은 세대에 먹힐 수 있었던 것은 애플 아이팟 시리즈부터 이어온 ‘디자인’의 역할이 컸다. 기자도 아이폰4를 첫 스마트폰으로 사용했는데 단순히 힙한 이미지 때문이었다. 돌이켜 보면 폴더폰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학창시절 가격은 좀 비쌌지만 상실이폰, 붐붐폰 등 예쁜 디자인 덕에 SKY(스카이)가 더 인기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혁신적인 폴더블 디자인의 ‘갤럭시 Z 플립3’로 개과천선하며 MZ세대의 맛을 봤다. 예쁜 디자인이 큰 영향을 끼쳤다. 올해는 같은 디자인과 배터리를 개선한 Z플립4로 MZ 공략에 나서며 꽤 준수한 성적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근 디자인뿐 아니라 성능까지 따지는 MZ가 늘고 있다. 플립4에서는 릴스 등 숏폼 콘텐츠를 즐기는 MZ를 겨냥해 플렉스캠 기능을 선보였다. 문제는 정작 MZ 사이에서 “인스타그램에 올릴만한 아이폰 감성이 안나온다”며 카메라 성능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온종일 카메라 촬영을 하는 MZ에게 카메라 성능은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다.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네 번째 갤럭시 Z 시리즈’를 선보이며 올해를 폴더블폰의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대중화는 곧 특정 세대가 아닌 모든 세대를 아울러야 가능하다. 또 아이폰 유저까지도 유입시킬 때 의미가 있다.

플립이 갤럭시의 아재폰 이미지를 지울 무기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디자인은 아이폰’에서 ‘성능도 아이폰’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올드한 이미지를 벗는데 단순 디자인의 개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다음 Z플립은 물론 다른 갤럭시 시리즈의 진정한 대중화를 위해서는 카메라 및 AP의 향상, 갤럭시 생태계 확장 등 기능과 성능에 집중하며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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