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하극상 조짐까지…‘핵분열’ 치닫는 국힘 내분

입력 2022-08-31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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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3532> 의원총회 마친 권성동 원내대표 (서울=연합뉴스) 백승렬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를 마친 뒤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2.8.30 [국회사진기자단] srbaek@yna.co.kr/2022-08-30 16:52:42/<저작권자 ⓒ 1980-202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놓고 진통이 이어지는 국민의힘에서 새로운 내부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초·재선 의원들이 새 원내대표 선출을 주장하는 중진들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가 하면 권성동 원내대표의 사퇴를 포함해 아예 ‘원점’인 최고위원회로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정치권에서는 이들 모두 각각의 정치적 셈범이 깔린 의견들이어서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악의 경우 이준석 전 대표와의 싸움이 아니라 국민의힘 내부 구성원들끼리 치고받는 새로운 내전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초선의원들은 지난 달 30일 “앞으로 다선의원이든 다른 소속 의원이든 의원총회장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결의된 사항에 대해선 함께 마음을 모아 추진해 나가야 한다”며 새 비대위에 반대하는 중진들을 겨냥했다. 재선의원들은 아예 “일부 중진들을 중심으로 대안도 없이 당을 흔드는 언행을 계속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경고했다.

초·재선 의원들이 중진들에게 공개적으로 ‘대드는’ 풍경은 우리 정치 풍토에서는 보기 힘들다. 특히 보수정당에서는 ‘하극상’으로 간주돼 금기에 속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배경에는 ‘믿는 구석’과 불안감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분석이다.

우선 초·재선 의원들은 숫적 우위에 있다. 115명의 소속 의원 절반 이상이다. 이들은 대체로 ‘친윤계’로 분류된다. 현 체제로 간다면 다음 총선 공천 과정 등에서 유리한 입장에 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가 사퇴한 뒤 ‘비윤’이 당권을 갖거나 이준석 전 대표가 복귀하는 상황이 되면 이들은 ‘험지’로 밀려나거나 아예 공천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몇몇 인사를 제외하면 중진들에 비해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초·재선 의원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중진들은 “새 원내대표를 뽑아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가야한다”고 주장한다.명분은 가처분 리스크다. 5선 서병수·조경태, 4선 윤상현, 3선 안철수·하태경 의원 등이다. 한 목소리를 내지만 이들의 속내는 다르다.

안철수 의원과 조경태 의원의 경우 당권 도전 의지가 강하다. 다만 조 의원의 경우 원내대표를, 안 의원은 당 대표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새 원내대표에 선출되면 당 대표 직무대행을 맡아 사실상 당 대표가 되는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다. 반면 안 의원은 비대위원장이 당 대표와 동일한 권한을 갖도록 하는 새 당헌 때문에 비대위 체제를 반대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당 대표에 선출되더라도 비대위라는 잠재적 위험이 상존하는 상황이 달갑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윤상현 의원은 ‘새 윤핵관’이라는 이야기가 들린다. 윤핵관과의 거리두기를 시작한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당에 전달할 새로운 메신저라는 해석이다. 그가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역설하는 것도 “깨끗이 정리하고 새로 시작하라”는 대통령실의 의중이라는 분석이다.

이처럼 의원들이 각자 ‘자기 정치’에 나서면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러다 당이 공중분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한 관계지는 “대통령과 당 지지율이 동시에 떨어지고 여론이 등을 돌리면서 일부 지지자들의 ‘당심’만 남은 상황”이라며 “다가올 전당대회는 말할 것도 없고 차기 총선에서 보수가 핵분열하는 상황이 오지나 않을 지 걱정이 크다”고 전했다. 정일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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