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투자한 유니콘, 집중적 감원 대상
스냅 전 직원 20% 감축 등 대기업도 정리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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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세계 IT 기업들의 감원 현황을 집계하는 플랫폼 ‘레이오프 추척기(Layoffs.fyi)’ 데이터를 인용해 올해 미국 IT 스타트업의 레이오프(Layoff·일시 해고)가 지난달 29일 기준 4만2000명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감원 규모는 최근 2개월여 만에 두 배 증가했다.
IT 업계 감원 규모는 올해 5월 2년 만에 처음으로 6000명을 넘어섰고, 이후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감원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기업도 많아 실제 감원 규모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감원에 나서는 스타트업 중 ‘유니콘’이 상당수라는 점이다. 유니콘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3401억 원)를 웃도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유니콘은 저금리 기조로 만들어진 풍부한 유동성에 힘입어 외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투자받고, 이 돈으로 채용 확대에 나서왔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여파에 각국이 긴축 기조에 돌입하면서 지출 억제가 이들 유니콘 기업의 지상과제가 되고 있다.
또 7월 기준 미국에서 레이오프에 나선 104개 스타트업 중 12개가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의 출자를 받은 기업이다. 비전펀드는 유니콘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자해왔는데, 실적 악화에 올 들어서는 투자 대상을 엄격하게 선정한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대기업들도 최근 잇따라 감원에 나서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미 전체 직원의 3%에 해당하는 약 300명을 감축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도 직원의 10%를 감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소셜미디어 스냅은 전날 광고 수요 침체 등을 이유로 전체 6500명 직원의 약 20%를 정리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과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도 경기침체를 우려로 채용 계획 축소에 나섰다.
이를 반영하듯 구인사이트 인디드에 따르면 7월 22일까지 4주간 소프트웨어 개발 구인 수는 17.3% 감소했다. 또한, IT 기업이 집중한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 등의 4주간 구인 수 역시 8.4%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다른 지역의 구인 감소세는 0.6%에 그쳤다. 그만큼 IT 기업들이 채용에 어느 정도 신중해졌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IT 업계를 시작으로 다른 산업 분야에서도 혹독한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 업체 PwC에 따르면 8월 초 미국 기업 임원 약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0%가 ‘감원을 실시 또는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