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신용자 비율은 고려되지 않았고, 저축성 예금 같은 항목은 포함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잘못된 편견을 심어 줄 수 있는 만큼 문제가 많다."
금융당국이 은행권의 '이자장사'를 막겠다는 취지로 지난 22일 도입한 예대금리차 공시에 대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예대금리차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의 차이를 공시한 것으로 이자장사의 핵심지표다. 과거에는 각 은행의 홈페이지에만 예대금리차를 공시해 찾아보기가 불편했다. 이번 정책으로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19개 전체 은행의 지표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게 됐다. 공시 주기도 석 달에서 한 달로 줄었다. 신용평가사의 신용점수 구간별 예대금리차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기준 탓에 예대금리차가 큰 은행을 무작정 나쁜 은행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공시 결과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은행 1, 2위는 전북은행(6.33%포인트)과 토스뱅크(5.6%포인트)다. 공시가 나오자마자 이들 은행은 곧바로 이유 있는 항변에 나섰다.
이들 두 은행은 모두 시중은행과 달리 중·저신용자의 대출 비율이 높다. 때문에 신용도가 높은 시중은행들보다 대출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전북은행의 신용대출 기준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 777점이다. 예대금리차가 1%포인트대인 5대 은행은 평균 신용점수는 900점 이상이다.
토스뱅크는 중 · 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36.3%로 가장 높다. 이 수치는 각 인터넷 은행의 전체 가계 신용대출에서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KCB 850점 이하) 대출자에 대한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다. 토스뱅크는 출범부터 '포용금융 확대'를 목표로 중·저신용자 대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도 42%에 달한다.
토스뱅크의 비저축성 상품도 예대금리차 계산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논란이다. 토스뱅크는 1억 원까지 2% 금리를 주는 요구불예금이 사실상 주력 수신 상품인데, 예대금리차 계산에 제외됐다.
은행업은 신뢰를 먹고 산다. 기준이 모호해 소비자가 일부 은행에게 편견된 시각을 갖는다면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당국이 정확한 예대금리정보 제공이라는 정책적 취지를 살리기 위해 개선책을 찾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