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이어 미국 천연가스 가격도 고공행진…14년 만에 최고치 경신

입력 2022-08-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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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천연가스 올해 150%·유럽은 3배 올라
가스프롬 노르트스트림1 공급 3일간 중단 선언
러 공급 감소분 상쇄 미국 LNG 수출도 차질
미국 재고 예년 평균 대비 13% 감소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모형과 가격 추이를 나타내는 선 그래프가 겹쳐보인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에 이어 미국 천연가스 가격도 고공행진하면서 에너지 위기를 한층 심화시키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가격 벤치마크인 뉴욕시 헨리허브 9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이날 한때 100만 BTU(열랑단위)당 10.028달러(약 1만3400원)까지 치솟아 2008년 이후 14년 만에 최고치를 터치했다. 이는 미국에서 셰일오일 붐이 일어나기 이전 수준의 가격이라고 WSJ는 강조했다. 이후 9.193달러에 마감했지만, 이 역시 전년 대비 두 배 넘게 폭등한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올해 미국에서 150% 이상, 유럽에서는 3배 이상 뛰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가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서방의 대러 제재에 보복 조치를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전 세계 천연가스 수급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은 지난 19일 돌연 터빈 보수를 이유로 발트 해저를 통해 독일로 연결되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가스 공급을 오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3일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이 소식이 나온 이후 유럽 천연가스 가격 벤치마크인 네덜란드 TTF 선물 가격은 20% 이상 폭등했다.

유럽은 러시아 공급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오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공급은 올해 6월부터 위축된 상황이다. 6월 초 텍사스주 LNG 플랜트 ‘프리포트’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미국의 LNG 수출량은 종전의 8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 지역의 LNG 수출 전면 재개가 10월에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에서도 이상고온으로 여름철 냉방 전력 수요가 치솟으면서 천연가스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석탄 가격이 천연가스보다 가파르게 상승하고 에어컨 가동에 따른 전력 수요가 커지면서 전력업체들이 천연가스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올해 자국 일일 평균 가스 소비량이 예년보다 3%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지난주 미국 내 가스 재고는 예년 평균 대비 약 1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미 셰일업체들이 물가상승에 따른 지출 비용 증가로 시추시설 등 증산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겨울철에도 재고 부족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WSJ는 내다봤다.

겨울철 난방 수요를 대비해 유럽은 물론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물량 확보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가격 상승 압박을 더한다. 석유 컨설팅회사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는 “모든 펀더멘탈이나 기술적 요소들을 봤을 때 천연가스 가격 오름세에는 청신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11.9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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