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억 원 떨어진 급매 속출…집값 하락 가속화할까

입력 2022-08-21 16:00수정 2022-08-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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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C파크뷰자이' '대림강변' 등
호가보다 3억~4억 싼값에 거래
"집값 더 떨어질 것" 매수세 위축
상반기 거래량 18.4만건 '반토막'

▲호가보다 수억 원 낮춘 급매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집값 하락세가 뚜렷하다 보니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부동산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호가보다 수억 원 낮춘 급매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집값 내림세가 뚜렷하다 보니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주 시 잔금납부, 일시적 2주택 양도세 비과세 기간 등이 임박한 매도자들이 수요자들과의 줄다리기에서 밀리면서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급매를 내놓고 있다.

2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2단지' 전용면적 84㎡형은 16일 10억7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6월 12억75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두 달 새 2억500만 원 하락했다. 해당 평형은 13억4500만 원에서 14억9000만 원 사이에 호가가 형성돼있다. 호가보다 3억~4억 원 싼 값에 팔린 것이다.

성동구 응봉동 ‘대림강변타운’ 전용 59㎡형은 지난달 15일 10억6000만 원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4월 12억8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넉 달 새 2억2000만 원 떨어졌다. 해당 평형의 호가는 11억5000만~13억5000만 원이다.

부동산 시장에 집값 고점 인식이 퍼지면서 매수세가 위축됐다. 투자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들도 부동산을 통한 자산 증대의 기대감이 있는 만큼, 집값이 더 내려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작년까지는 수요가 공급보다 많아서 가격이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감이 꺾였고, 금리가 치솟으면서 수요자들의 불안감이 짙어졌다”며 “수요자들은 값이 오르는 집을 사고 싶어 한다. 그래서 더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보자는 심리가 있어서 급매가 아니면 거래가 잘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이어 “수요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자 매도자 중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급매를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당분간은 매수자와 매도자들의 줄다리기에서 매수자가 이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5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9.3으로 조사됐다. 2019년 11월 18일(90.3) 이후 약 2년 9개월 만에 최저치다. 매매수급지수는 올해 들어 줄곧 100을 밑돌고 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주택을 사려는 사람보다 파려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올해 상반기(1월~6월)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18만414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37만3014건)와 비교하면 50.36%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에서는 2만9399건에서 9931건으로 66.21% 감소했다.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급매 거래가 늘어나면서 집값 하락이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급매 거래가 많이 이뤄질수록 수요자들의 매수 희망 가격이 점점 낮아진다. 대외여건도 좋지 않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대한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한 가운데 급매가 늘고 있지만, 호가보다 싼 값이라고 해서 섣부르게 매도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 소장은 “실수요자 등 당장 집을 꼭 사야 하는 사람들은 고점 대비 값이 좀 내려갔을 때 집을 구매해도 괜찮겠지만, 투자자라든지 급하지 않은 수요자들은 섣불리 급매에 나서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며 “앞으로 몇 년간은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어서 최근 몇 달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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