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통과 쇄신 미흡한 윤 대통령 100일 회견

입력 2022-08-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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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맞아 17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출근길 도어스테핑으로 기자들에게 현안에 대한 입장을 수시로 밝혀왔지만 공식회견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을 통해 그동안의 국정 성과와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했다. 최근 폭우 피해와 관련, “국민 안전은 국가의 무한책임으로 끝까지 챙기겠다”는 언급으로 시작해, “세계 경제 불안이 커지는 위기에서 민생을 살리고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산업 고도화, 미래전략산업 육성에 집중해왔다”고 자평했다.

지난 정권의 잘못된 ‘소득주도성장’을 벗어나 민간·시장 중심의 경제기조를 되찾고,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의 과감한 혁신을 중점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미래산업의 핵심이자 국가 안보자산인 반도체의 초격차 전략을 수립했고, 이념으로 몰아붙였던 탈(脫)원전의 폐기로 무너진 원전산업 생태계를 살리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외교안보에 있어서도 “자유·인권·법치의 보편 가치와 규범으로 한미동맹을 정상화하면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 참여로 경제안보의 세계 질서 재구축 과정에서 주도적 위상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격화하는 산업현장의 노사분쟁에 대해서는 ‘법·원칙을 일관되게 적용하는 정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정부가 국민 혈세를 허투루 쓰는 일이 없도록, 공적 부문 긴축과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재정을 최대한 건전하게 운용하고 서민과 약자 보호에 힘쓸 것”이라고도 말했다. 이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여러 현안이 언급됐지만 답변의 맥락은 같았다.

그럼에도 공허하고, 국민이 기대한 적극적 소통과 거리가 멀다. 윤 대통령의 이날 회견에는 그동안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들지 못해 시행착오를 겪었고 변화에 나서겠다는 ‘반성’이 깔렸지만 쇄신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기자회견의 첫 질문이 여론의 추락한 국정지지율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국민의 관점에서 다시 되돌아보면서 철저하게 챙기고 검증하겠다”고만 답했다. 정치적 목적의 인적 쇄신과도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 취임 후 여러 개혁 과제와 조치를 내놓았음에도 국민들은 냉담하다. 리더십 부족, 인사의 실패, 김건희 여사 논란, 정제되지 않은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발언이 낳은 파장, 여기에 집권 여당인 국민의힘의 심각한 내분에 묻혀 부정적 평가를 키웠다. 윤 대통령에 대한 최근 지지율은 지난 대선 득표율 48.65%에 턱없이 못 미치는 30% 안팎에 머문다.

이런 상태로는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어렵다. 민심을 제대로 받든다면, 처음부터 새로 시작한다는 각오로 인사와 국정 시스템을 다시 정비해야 한다. 정권 초기이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아무리 다급하고 옳은 방향의 개혁이어도 국민의 지지와 신뢰가 없으면 추진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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