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상하이 등 핵심 지역, 마이너스 성장
“연간 목표 5.5% 달성하려면 하반기 8% 이상 성장해야”
9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31개 성(직할시, 자치구 포함) 가운데 16곳만이 연초 당국이 설정한 목표치를 달성했거나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사실을 성명을 통해 공표했다.
6곳은 목표치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달성 가능 여부를 거론하지 않았고, 나머지는 함구했다.
연이은 성명은 지난달 개최했던 공산당 중앙정치국 회의 전후로 나왔다. 당시 회의에선 경제 둔화를 의식해 목표 달성 여부가 거론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 경제 활성화는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방 관리들의 정치적 성과를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통한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과 맞물리면서 연초 공산당이 설정한 목표치인 ‘5.5% 안팎’ 달성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31개 성 중 절반은 목표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결국은 국가 경제의 46%를 차지하는 7개 성과 직할시의 성적이 관건이라고 SCMP는 강조했다. 이들 7곳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성 △푸젠성 △장쑤성 △산둥성 △저장성 등이다.
하지만 이들 가운데 네 곳이 올해 들어 평균에 못 미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모습이다. 상하이 GDP는 2분기에만 13.7% 감소했고 베이징과 장쑤성은 각각 2.9%, 1.1%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지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경제가 급격히 둔화하거나 위축됐다.
이 같은 이유로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연간 GDP 목표치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톈펑증권의 순빈빈 수석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현재로선 주요 경제 도시들이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를 달성하는 게 다소 어려운 상황”이라며 “상반기를 기준으로 이들이 연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 약 8% 넘는 성장률을 달성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테본증권의 루저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상하이 등) 동부 지역이 올해 상반기 국가 경제성장에 큰 걸림돌이었다”며 “하반기에도 동부 5개 성 2개 도시가 계속 노력해 상반기보다 성장률을 크게 높여야 최선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 지도부도 이런 우려를 의식한 듯 최근 경제 성장세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4일 상하이의 주요 건설 현장을 시찰했고 같은 날 궁정 상하이 시장은 아민 나세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 최고경영자(CEO)와 화상회의를 하고 투자 유치에 열을 올렸다.
왕원타오 상무부장은 6일 장쑤성 쑤저우를 방문해 외국기업과 민간기업 관계자들을 만났다. 왕 부장은 “상무부는 외교부와 함께 외국인 투자가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해당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와도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고 대외무역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