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값 내리니, 농산물 펀드 ‘흔들’, 식품주는 상승세

물가가 여전히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지만, 각종 농산물에 투자하는 펀드의 몸값은 휘청이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흑해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 재개에 합의하고, 전반적으로 식품 수요가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9일 금융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펀드는 최근 한 달간 평균 2.31%에 그쳤다. 같은 기간 원자재펀드(3.18%), 천연자원펀드(3.60%) 상승률을 밑도는 수치다.

원자재 펀드의 최근 1주일 수익률은 -2.05%로 부진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와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8.6% 하락한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FAO는 1996년 이후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 가격 동향을 모니터링해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설탕 등 5개 품목군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이 지수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역대 최고치인 159.7까지 치솟았다가 6월까지 3개월 연속 조금씩 하락했다. 지난달에는 5개 품목군의 가격지수가 모두 내려가면서 2008년 10월 이후 전월 대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식량가격지수를 구성하는 지수 중 채소 및 식용 기름 가격을 측정하는 유지류 지수는 6월 211.8에서 7월 171.1로 한 달 만에 19.2% 급락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한동안 팜유 수출을 중단했던 인도네시아가 앞으로는 팜유 공급을 충분히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반면 지난해 말과 올해 초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대표적인 경기 방어주로 꼽혔던 식품기업 주가는 최근 상승세다.

농심 주가는 이날 29만8500원에 마감하며 3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삼양식품 주가도 전 거래일 대비 1.32% 상승한 11만5500원에 장을 마감하며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삼양식품은 다른 라면회사와는 달리 현지 생산 없이 전량 수출형태로 해외 매출이 일어나고 있어 최근 고환율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가루, 팜유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폭발했던 2분기에도 삼양식품의 타격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삼양식품은 수출 증가로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양식품의 올해 매출액은 7500억 원, 영업이익 844억 원으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뚜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4% 급등한 46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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