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해전 이렇게 찍었다 “3000평 스케이트장서 배 4채, CG 인력 700명"

입력 2022-08-01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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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한민 감독 (롯데엔터테인먼트)
후속작 ‘노량: 죽음의 바다’ 2023년 설 개봉 계획
김한민 감독, 조선시대판 ‘왕좌의 게임’ 같은 정치외교드라마 만들고파

3000평 규모, 너비 400m의 평창 스케이트장을 섭외했어요. (물이 흘러갈) 배관을 설치해야 했고, 층고도 높아야 했기 때문에 그런 경기장 밖에는 없겠더라고요. 배 4채를 만들었고, CG 인력만 700명이 동원됐습니다.

대규모 해전 시퀀스를 선보인 ‘한산: 용의 출현'을 연출한 김한민 감독의 말이다. 그는 단 한 차례의 실제 바다 촬영도 없이 이순신 장군의 학익진을 영상으로 구현했다. "큰 도전이었다"고 당시를 기억하는 김 감독을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의 한 카페에서 만나 그 과정을 전해 들었다.

‘한산: 용의 출현’은 뒤이어 개봉할 김윤석 주연의 후속작 ‘노량: 죽음의 바다’와 함께 촬영했다.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어지는 ‘이순신 3부작’의 효율적인 완성을 위해서다.

▲CG작업을 위해 마련한 그린스크린을 뒤에 두고 해전 장면을 촬영하는 모습 (롯데엔터테인먼트)

“‘명량’ 때처럼 바다에 실제 배를 띄웠다가 날씨나 기타 주변 환경에 변수가 생기면 안정성을 장담할 수 없겠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촬영이 밀리면 ‘노량: 죽음의 바다’ 일정까지 타격을 받는 상황이었죠. ‘노량: 죽음의 바다’는 더더군다나 밤 전투가 3분의 1인데, 야외에서 감당이 되었겠습니까. 실제 물에서는 절대 찍어서는 안 된다는 계산이 섰습니다.”

김 감독은 ’명량’ 촬영 당시 파도의 움직임 등 물에 관한 영상 시뮬레이션에 대한 연구, 개발을 충분히 해뒀던 점이 이번 작업 과정에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했다.

이같은 판단 끝에 판옥선, 안택선 등 직접 제작한 배 4척을 평창 스케이트장으로 들여왔다. ‘한산: 용의 출현’에서는 볼 수 없지만,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명나라 배 호선 모습도 함께 촬영했다.

▲실제 크기로 제작한 배를 하단부의 이동장치에 얹어서 촬영하는 모습 (롯데엔터테인먼트)

조선 수군 판옥선과 일본 수군 안택선이 좁고 물살이 센 구역에서 충돌하는 등 해전을 실감나게 담아내기 위한 아이디어도 고안했다. 배 상단부는 실제와 똑같이 만들되, 하단부에 설치한 이동장치에 얹어서 촬영한 뒤 CG 작업으로 마치 바다 위에 떠서 움직이는 듯한 장면을 완성했다.

촬영 이후 투입된 CG 인력은 700여 명으로 국내 최대 규모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는 (비슷한 시기 제작한) ‘외계+인’ CG 팀을 제외한 모든 인원이 다 붙었다고 보면 된다. 중국, 베트남, 인도 등 해외에서도 CG좀 한다 하는 업체들은 다 참여했다. 엔딩크레딧을 보면 CG 팀만 쭉 나올 것”이라며 웃었다.

김 감독은 제작 과정 전반을 두고 “한국 영화계에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세계 영화사적으로 봤을 때도 해전을 다룬 영화로서 중요한 지점을 달성했다고 봐야 한다”고 자부심을 내비쳤다.

▲'한산: 용의 출현'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한편 각종 음향이 충돌하는 해전 시퀀스에서 한국어 자막을 붙여 관객의 이해를 도운 건 “용기 있는 결단이었다”고 했다. “해전 신에서 일본어 자막이 나오니 그 뒤의 어느 타이밍에 낯섦이나 이질감 없이 넣었다가 자연스럽게 빠지는 타이밍을 계산했다”는 설명이다.

'국뽕'이라는 양날의 검을 쥐고 있었던 '명량' 대비 담백한 결과물이라는 평가에는 “영화의 성격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명량’은 배 한 척으로 꽤 오랜 시간을 버텨내는 용맹스럽고 뚝심 있는 장수로서의 뜨거운 이순신이 본질이었다면, ‘한산: 용의 출현’은 차분하고 과묵하고 생각과 판단에 있어 균형을 잡으려 하는 차가운 이순신이 본질이었다”는 말이다.

김 감독은 이후 내년 설 계획을 목표로 한 ‘노량: 죽음의 바다’의 후반 작업에 돌입한다.

이순신 3부작을 모두 끝낸 뒤에는 조선시대판 ‘왕좌의 게임’ 같은 정치외교드라마를 연출해보고 싶다고도 했다.

“3편의 해전을 찍다 보니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드러나는 중요한 캐릭터들이 있더군요. 선조, 도요토미 히데요시, 유성용 같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드라마를 만들게 된다면 영화보다는 드라마 포맷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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