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조절론’ 꺼내든 파월, 믿어도 되나

입력 2022-07-28 16:12수정 2022-07-28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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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금리 인상폭, 지표에 달려”
시장 일제히 환호...나스닥 4% 넘게 급등
당장 9월 인상폭 줄어들 수 있다는 관측 나와
과대 해석 경계론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7일(현지시간) 트레이더들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을 보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했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는 단숨에 2.25~2.50% 수준으로 올라서면서 지난 6월 연준이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중립금리(2.5%) 수준에 도달하게 됐다. 중립금리는 경기가 과열되지도 침체하지도 않는 금리 수준을 말한다. 한편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향후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시장이 환호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공개되면서 투자자들은 안도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연준이 보폭을 1%포인트로 넓힐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는데 연준이 시장의 예상대로 간 것이다 .

이후 시장이 주목한 대목은 FOMC 정례회의 직후 열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었다.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9월에도 이례적인 큰 폭의 인상이 적절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는 지금과 그때 사이에 나오는 지표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3회 연속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었지만, 시장은 파월이 ‘속도 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연준은 이미 6월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가 3.4%대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전망대로라면 남은 세 차례 FOMC에서는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하게 된다.

파월은 기자 회견 내내 “지표에 달려있다”면서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서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 인상의 향후 경로에 대해 연준이 언급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다”며 “지표와 경제전망에 따라 통화정책을 결정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시장은 파월의 발언에 대해 속도 조절을 암시한 ‘신호’로 받아들였다. 일각에서는 그의 발언을 ‘비둘기파’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에 이날 오전부터 강세를 보였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기점으로 상승 폭을 확대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4% 넘게 올랐고, 다우지수는 1.36%, S&P500 지수는 2.62% 각각 뛰었다.

미국 자산운용사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전략가는 “경제 상황이 계속 악화하고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고정되면 올해 하반기 공격적이지 않은 기조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음을 파월이 암시했다”면서 “당장 9월 회의에서 0.25%포인트나 0.5%포인트 수준의 금리 인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사진출처 AP연합뉴스

하지만 이를 두고 지나친 해석이라는 경계감도 나온다.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을 정당화할 만큼 단기간에 완화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르네상스매크로리서치의 닐 투자 미국 경제 부문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이 금리 속도 조절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쪽으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파월 의장이 물가 목표 달성을 위해 약간의 경기 둔화는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는데, 이 정도로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증권의 로버트 덴트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불확실성 증가를 감안해 구체적인 포워드 가이던스 제공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면서 “그렇다고 이것이 비둘기로의 변화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연준의 고민도 깊어지게 됐다. 파월 의장은 “연착륙이 어려운 목표인 것은 알지만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강한 노동시장을 유지하면서도 물가를 끌어내릴 수 있는 길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길은 분명히 좁아졌고 더 좁아질 수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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