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미국 재무장관 충돌…옐런 “경기침체 피할 수 있어” vs. 서머스 “힘들어”

입력 2022-07-25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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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스 전 장관 “연착륙 가능성 매우 낮아”
옐런 현 장관 “고용시장 강해, 침체 아냐”
작년 10월에도 ‘인플레 일시적’ 주장 놓고 붙어
5월 옐런 오판 시인, 서머스가 판정승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2017년 1월 18일 다보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다보스/AP뉴시스
미국의 전·현직 재무장관들이 경기침체 가능성을 놓고 다시 충돌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억제가 가장 중요하다는데 뜻을 모으면서도 시장의 관심 사안인 경기침체에 관해선 엇갈린 주장을 펼쳤다.

래리 서머스 전 장관은 24일(현지시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평했다. 그는 “과거 이러한 상황에선 경기침체 가능성이 매우 컸다”며 “인플레이션이 높고 고용이 약할 때 경기침체는 늘 따라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경기침체를 우려하며 긴축 속도를 늦춰야 한다는 일각의 지적과 달리 그는 경기침체 가능성을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 통화 당국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우린 중앙은행의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은 41년래 최고치를 기록 중인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현 방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19일 서울에서 기업인들과 오찬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AP뉴시스
그의 인터뷰가 있고 난 후 재닛 옐런 현 장관은 NBC방송에 출연해 반박하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강력한 고용 수치와 소비자 지출은 현재 미국이 경기침체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경기침체가 불가피한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옐런 장관은 “경기침체의 공통된 정의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로,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 분기 -1.4%에 이어 이번 분기에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해당 수치가 마이너스로 나올지라도 그걸 경기침체로 특정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기침체는 경제의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는 광범위한 수축을 의미하지만, 지금은 어떤 침체 징후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행정부와 연준의 정책 방향을 옹호했다. 그는 “최근 연준의 금리 인상은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됐고, 조 바이든 행정부는 에너지 가격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줬다”며 “지난 몇 주간 휘발유 가격이 약 갤런당 50센트 하락하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특히 옐런 장관은 고용시장 강세를 침체 가능성에 선을 긋는 근거로 댔다. 그는 “우리는 강력한 노동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한 달에 40만 개 일자리를 신규 창출했다면, 이는 경기 침체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옐런과 서머스의 대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에도 이들은 인플레이션을 놓고 맞붙었다. 당시 옐런 장관은 “정부가 통제 불능한 상태의 인플레이션 위험에 처했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러자 서머스 전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정상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옐런 장관의 주장이 맞을 확률은 절반”이라며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인플레이션은 이후로도 치솟았고, 당시 두 전문가의 논쟁 결과는 올해 5월 옐런 장관이 “당시 인플레이션이 단기적일 것이라는 내 판단은 틀렸다”고 시인하면서 서머스 전 장관 쪽으로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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