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장에도 버티는 지방 ‘병세권’ 아파트…“노인 많고 대형병원 부족해”

입력 2022-07-25 15:30수정 2022-07-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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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 원광대병원 옆 '신동제일'
경남 진주 경상대병원 옆 '칠암한주'
지방 종합병원 옆 아파트값 상승세

▲전북 익산시 신동 원광대학교병원 전경 (사진제공=원광대병원)

지방 ‘상급종합병원’ 인근에 있는 아파트값이 상승세다. 전국적으로 집값 내림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지방은 노인인구 비율이 높지만, 의료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른바 ‘병세권(대형병원‧종합병원이 인접한 지역)’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값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18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04% 하락했다. 5월 9일 조사에서 0.01% 떨어진 이후 11주 연속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 아파트값도 0.03% 떨어지며 6주째 하락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지방 ‘병세권’ 아파트는 가격 방어에 유리한 모습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전북 익산시 신동 ‘신동제일’ 전용면적 59㎡형은 지난달 11일 1억44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같은 평형이 3월 1억3900만 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500만 원 올랐다. ‘신동제일’은 원광대학교병원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다. 전북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원광대병원과 전북대학교병원(전주시) 2곳뿐이다.

경남 진주시 칠암동 ‘칠암한주타운’ 전용 59㎡형은 7일 1억6800만 원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3월 1억6000만 원에 거래된 것보다 800만 원 오른 값에 계약이 체결됐다. ‘칠암한주타운’은 경상대학교병원 반경 150m 내에 있다. 경남은 경상대병원과 성균관대삼성창원병원(창원시), 양산부산대병원(양산시) 등 3곳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됐다.

지방은 65세 이상의 고령층 비율이 높지만, 상급종합병원 수가 부족하다 보니 대형병원 인근 아파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형병원 주변은 상대적으로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지방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은 19.74%로 집계됐다. 특히, 지방광역시와 세종시를 제외한 8개 도(道)의 고령인구 비율은 21.22%로 수도권(15.43%)과 큰 차이를 보였다.

보건복지부가 지정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서울에 몰려 있다. 인구 100만 명당 상급종합병원 수는 서울이 1.47개다. 반면, 지방은 △전북 1.12개 △경남 0.91개 △충북 0.62개 수준이며 경북과 제주에는 상급종합병원이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지방 광역시를 제외한, 소위 말하는 지방 중소도시에서 대형병원이 있는 곳은 기본적으로 상업시설이나 교통망 등의 생활 인프라도 함께 갖추고 있다”며 “지방에 있는 유명 대학병원 주변을 가보면 병원과 가깝다는 이유로 인근 아파트값이 높게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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