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완화에 서울보다 외지인 몰린 지방 매물 더 줄었다

입력 2022-07-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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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9727→9312건 대폭 감소
전국 매물 증가 단 한 곳도 없어
인천·충북, 외지인 매매비중 커
대출·청약 제한 덜한 이점 업고
'수도권 다주택자' 매수세 쏠려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

정부가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완화안을 내놓자 서울보다 지방 아파트 매물 감소세가 더욱 거세다. 매물 감소가 도드라진 강원과 인천, 충남·북 등은 지난해 이후 외지인 매수세가 집중된 곳으로 주로 다주택자가 주택을 사들인 곳이다. 특히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지방에 여러 채를 소유한 다주택자의 혜택이 늘어난 만큼 지방을 중심으로 거래 관망세가 확산할 전망이다.

25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 집계에 따르면 20일 대비 전국 아파트 매물 감소 상위지역은 광주(-5.1%)와 강원(-4.6%), 인천(-4.6%), 전북·충북(각 –4.3%)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강원 내 아파트 매물이 20일 8707건에서 25일 8309건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만7765건에서 2만6511건으로 수도권에서 매물이 가장 많이 줄었다. 서울은 이 기간 3.1% 줄어드는 데 그쳐 전국 17개 지자체 중 감소율 최하위를 기록했다. 경기 역시 12만5312건에서 12만477건으로 3.9% 줄어 전국 기준 감소율 8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9727건에서 9312건으로, 충북은 1만722건에서 1만271건으로 대폭 줄었다. 전국에서 매물이 늘어난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눈여겨볼 점은 정부 종부세 완화안 발표 이후 아파트 매물 감소세가 뚜렷한 상위 5개 지역 중 인천과 충북, 강원 등은 외지인 매매 비중이 높은 지역에 속한다는 점이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거래 중 외지인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인천으로 44.2%에 달했다. 이어 충남(38.9%)과 충북(36.6%) 순으로 나타났다. 강원 역시 32.7%를 차지해 전국 평균(27.9%)을 웃돌았다. 특히 충남과 충북, 강원은 수도권과 맞닿은 부동산 비규제지역으로 대출과 청약 제한을 덜 받는 이점을 등에 업고 수도권 다주택자의 매수세가 꾸준히 몰린 곳이다.

나아가 정부의 임대사업자 제도 부활 예고도 다주택자의 거래 관망세 전환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는 소형 아파트 임대사업자 제도를 재시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등록임대 사업자는 종부세 개별 과세와 재산세 감면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전 정부는 아파트 등록임대주택 제도가 다주택자의 세금 회피와 투기 수단이라는 이유로 2020년 폐지한 바 있다. 만약 아파트 등록임대주택 제도가 부활하면 다주택자가 지방 아파트를 처분할 이유는 더 없어지는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저렴한 주택을 여럿 보유한 다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며 “이들이 집을 더 사들이는 등 거래 시장이 활성화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제한적이지만, 당장 종부세 부담을 이유로 급하게 증여하거나 매각하는 대신 보유로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종부세 중과 제도를 폐지하고 종부세율을 낮추는 세법 개정안을 21일 내놨다. 종부세 기본공제금액도 현행 6억 원에서 내년부터 9억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다주택자 중과 제도가 폐지되면서 주택 수가 아닌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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